중국산 철강·알루미늄·합성고무 제품의 ‘헐값 공세’에 캐나다와 중남미 주요 국가가 잇따라 대응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은 중국산 전기차 외에도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은 미국(최대 100%)과 유럽연합(EU·최대 47.6%) 수준의 전기차 관세 인상을 검토하면서 철강·알루미늄 제조 업체와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캐나다가 중국에서 수입한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56억캐나다달러(약 5조5700억원)어치로 2010~2020년 평균보다 70% 넘게 증가했다.

캐서린 코브든 캐나다철강생산자협회(CSPA)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캐나다 철강업계는 지난 10년간 파괴적인 영향을 받아왔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장 시마르 캐나다알루미늄협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멕시코의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 조치로 캐나다는 중국이 북미에 무관세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고 지적했다.

중남미 주요 국가도 중국산 철강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6월부터 11개 철강 제품에 수입 할당제를 실시했다. 할당량을 초과하는 수입품에는 기존 관세(1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5% 관세를 매긴다. 브라질의 중국산 철강 수입액은 2014년 16억달러에서 2023년 27억달러로 10년간 68% 증가했다.

칠레는 3월 중국산 철강 제품에 최대 33.5% 잠정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철강 회사 CAP는 적자가 누적돼 칠레 최대 규모의 우아치파토 제철소 운영을 오는 9월까지 무기한 중단한다고 7일 밝혔다. 콜롬비아철강협회는 중국산 철강에 매기는 관세를 5%에서 20∼25%로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중국산 철강에 5∼25% 임시 관세 부과안을 발표한 데 이어 7일에는 타이어, 신발 등에 쓰이는 중국산 SBS(플라스틱과 고무 특징을 동시에 지닌 합성고무)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한경제/임다연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