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 줄어드는 'K-ATM'…해외선 인기 폭발
효성티앤에스가 최근 인도네시아 1위 국영은행 만디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67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도 국영은행 뱅크오브바로다와도 올해 34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 자동화를 추진 중인 개발도상국에 ‘K-ATM’ (사진)수출이 늘면서 효성티앤에스는 올해 2분기 매출 3822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4.1%, 129.3% 증가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에스가 동남아시아, 유럽 등과 잇달아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만디리 외에 이슬람 은행 뱅크사리아인도네시아에 ATM 4000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개도국인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은 최근 금융 부문 투자를 늘리면서 ATM을 대거 수입하고 있다. 지방에서 수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을 효성티앤에스가 적극 공략하고 있다. 입금과 출금이 동시에 가능한 환류기 기술을 앞세워 수주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효성티앤에스는 2분기 포르투갈 폴란드 독일 등 유럽에서도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 국가 규모보다 첨단 ATM 기기가 부족한 나라다. 지폐를 넣는 입금기와 돈을 인출하는 출금기가 따로 있는 곳이 많고 대부분 노후 기기라는 점도 효성티앤에스의 성공 요인이다. 불가리아 등과도 수출 계약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에스는 다음 목표로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지역을 넓히는 전략을 짜고 있다. 가나,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는 치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보안성이 높고 지문 인식 등이 가능한 ATM 수요가 많다.

ATM은 한때 사양 산업으로 불렸다. 하지만 효성티앤에스는 수출 판로를 끊임없이 개척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고 있다. 수출액이 국내 판매액의 10배를 넘어섰다. 효성티앤에스 관계자는 “개도국의 ATM 수요는 무궁무진하고, 세계에 존재하는 ATM 중 환류 기술이 적용된 기기는 3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상승세를 이어갈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