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주요 전기차 판매회사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전기차 내 배터리 열화정보(SOH)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기차 화재로 촉발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회사와 BMW, 렉서스, 아우디, 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 회사는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정부와 공유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전기차 화재를 불러일으킨 메르세데스벤츠는 “검토 중”이라며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공유 대상은 △전기차 차대번호 △배터리팩의 ID △배터리 충전정보(SOC) △배터리 열화정보(SOH) △배터리 전압·전류·온도 등 제조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정보다. 환경부는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는 해당 회사의 전기차를 구매하면 30만원의 추가 구매 보조금을 내년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방침을 10여 개 회사와 만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충전커넥터를 통해 배터리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정부에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배터리 잔량이 90%를 넘어서는 전기차에 한해 서울 시내 아파트 지하에 차를 대지 못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전기차 화재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김재후/최해련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