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증시 출렁일 때…상위 1% 투자자가 사고 판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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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 상위 1% 투자자들은 국내주식 중에 삼성전자를, 해외주식으로는 엔비디아 수익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출렁일 때 1% 고수들 사고판 종목 보니

한국경제신문이 12일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증시 급등락 기간(8월2~7일) 국내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중 삼성전자, 우리기술, 넥슨게임즈를 가장 많이 샀다. 지난 2일 코스피는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3.65% 급락했다. 코로나19 이후 약 4여년 만에 가장 큰 변동폭을 보였다. 5일(-8.77%), 6일(+3.30%), 7일(+1.83%)엔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진정세를 보였다.
[마켓PRO] 증시 출렁일 때…상위 1% 투자자가 사고 판 종목은?
상위 1% 투자 고수(18571명)들의 21.16%(3930명)가 이 기간 국내 주식 매매거래를 시도했다. 해외 주식은 약 5.3%(986명)가 거래를 했다. 고수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사고판 상위 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1위 종목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달랐다.

삼성전자는 1% 고수와 전체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8만3900원에서 지난 7일 7만4700원으로 10.96% 급락했다. 미국 기술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투자자들은 이 시기를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2위)와 아모레퍼시픽(3위)를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봤다. 증권가가 제시한 이들 종목의 평균 목표주가는 각각 27만4000원, 20만1500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우리기술(2위), 넥슨게임즈(3위)를 사들인 고수들은 단기 호재 소식이 있는 종목을 집중했다. 우리기술은 원전과 방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따. 넥슨게임즈는 모기업인 넥슨이 올해 역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3974억원, 매출은 30% 늘어난 1조762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발표 직전 저가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양측 동일하게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랐다. 다만 고수들은 HD한국조선해양(2위), 화성밸브(3위)를 팔아치웠다. 올해 2배 안팎으로 상승한 종목들이다. 개인은 LG에너지솔루션(2위)과 SK텔레콤(3위) 순으로 매도했다. 노영래 NH투자증권 영업부법인센터 어드바이저는 "투자 상위 고수들의 경우 스몰캡(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지주사 디스카운트, 업종별 순환매 흐름 등을 고려해 매매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 개별 종목보다 ETF과감한 고수들

고수들이 해외 증시에서 개별 종목보다는 ETF 중심으로 거래를 했다. 해외 순매수 상위 3개 종목은 엔비디아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NVDL(1위), 미국 반도체 기업을 모아놓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상품인 SOXL(2위),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SQQQ(3위)이다. 미국 증시가 침체 기미를 보였으나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매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이 가장 많이 판 것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SOXS(1위)다. 이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2배를 따르는 BOIL(2위)와 미국 바이오회사 카사바사이언스(3위)가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상위 투자자들이 다양한 레버리지 ETF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선물 거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노 어드바이저는 "해외선물에 익숙한 고수들이 주식시장에도 레버리지 ETF 종목을 선택하고 있다"며 "천연가스, 채권, 비트코인 등 거래 상위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자산 성격에서 이같은 경향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