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잇단 뱅크시 동물 벽화…해석 분분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지난 5일부터 런던 곳곳에서 동물 그림 벽화를 잇달아 공개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런던 북서부 클리클우드 에지웨어 로드의 빈 광고판에 뱅크시의 여섯번째 작품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뱅크시는 이날 점심께 고양이가 아침 햇살을 받으며 몸을 쭉 뻗고 있는 이 작품이 자신의 것이라고 확인했다.

뱅크시는 지난 5일부터 런던 각지에서 동물 벽화를 공개하고 있다.

첫 번째 작품은 런던 남서부 리치먼드의 큐 브릿지 인근 건물 벽에 남긴 염소였고 6일 첼시의 한 주택 창문에 그려진 두 번째 작품은 두 마리의 코끼리가 코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7일에는 런던 동부 브릭 레인의 다리 위에 그네를 타는 세 마리 원숭이가 모습을 드러냈고 8일에는 런던 남부 페컴의 한 건물 위 위성안테나에 늑대 그림이 등장했다.

9일에는 월섬스토의 한 피시앤칩스 가게에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는 펠리컨 두 마리가 나타났다.

매일 새로운 작품이 공개되면서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염소 작품은 인류의 어리석음을 상징한 것이라고 해석했고, 염소가 팔레스타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축이라는 점을 들어 가자 전쟁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또 최근 영국 전역으로 확산한 극우 폭동을 빗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페스트 컨트롤은 가디언에 이런 해석들은 너무 복잡하다며 뱅크시의 의도는 단순하다고 밝혔다.

최근의 작품들은 우울한 뉴스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빛보다 그림자를 찾기가 더 쉬운 불확실한 시대에 대중을 응원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뱅크시의 작품들은 또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것보다는 인간의 창의적인 능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뱅크시는 영국 태생이라고만 알려진 얼굴 없는 그라피티 작가다. 1990년 처음 활동을 시작했고, 건물 벽 등에 사회 풍자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남겨 주목받았다. 밤중에 소수의 팀과 함께 눈에 띄지 않게 작품을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작품임을 인증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