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오늘 금리가 가장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은행 예·적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909조3403억원을 기록했다. 6월(891조1524억원)보다 18조1879억원 늘어난 규모다. 5대 은행 정기적금 잔액도 전달보다 1조1227억원 증가했다.

금리 3.5% 넘는 예금 없나…iM뱅크·제주은행 '주목'
하지만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은행권의 예금상품 금리는 하락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집계 결과 국내 19개 은행의 정기예금(만기 1년) 38개 가운데 최고 금리가 기준금리(연 3.5%) 이상인 상품은 14개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가운데 최고금리가 연 3.5% 이상인 예금은 농협은행 ‘NH 고향사랑 기부예금’(연 3.8%) 1개뿐이었다. 단 이 상품은 고향사랑 기부금(0.5%포인트)을 내야 하는 등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국민(KB 스타 정기예금·연 3.35%) 신한(쏠편한 정기예금·연 3.3%) 하나(하나의 정기예금·연 3.35%) 우리(WON 플러스 예금·연 3.37%) 등 4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은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정기예금 최고 금리가 연 3.5%를 넘지 못했다.

반면 부산 iM(옛 대구) 경남 전북 제주 등 5개 지방은행에선 11개 예금의 최고 금리가 연 3.5%를 웃돌았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이 넓은 5대 은행에 비해 고객이 적은 지방은행들이 더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자금 조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은 아니지만 수협은행도 ‘Sh 해양플라스틱 Zero!예금’(연 3.55%)과 ‘Sh 첫만남 우대예금’(연 3.65%)의 최고 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돌았다. 특히 Sh 첫만남 우대예금은 수협은행과 첫 거래 고객이면 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예금은 전월 실제 취급 금리도 연 3.87%에 달했다. 지방은행과 수협은행 모두 은행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손쉽게 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 최고 금리가 가장 높은 예금은 iM뱅크의 ‘iM 주거래 우대예금’(연 3.81%)이다. 기본금리는 연 3.16%지만 최초 가입 등의 조건에 따라 0.65%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제주은행 ‘J정기예금’(연 3.75%)도 금리가 높은 편이다. 12개월 이상 가입 시 기본 금리 연 3.1%에 디지털 채널(jBANK, jWEB, 인터넷뱅킹)로 가입하면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여기에 이벤트 우대금리 0.15%포인트 등을 추가로 얹어준다. 경남은행의 ‘The 든든 예금’(연 3.60%)은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가입 고객 누구나(0.8%포인트), 비대면 가입(0.25%포인트), 신규 고객(0.15%포인트)이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