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가 뜨거운 수도권 경매 시장과 달리 지방 대부분 지역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과 경북, 제주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0% 선을 밑돈다. 매수세 위축이 풀리지 않으면서 유찰 물건이 쌓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78.4%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평균(93.7%) 및 전국 평균(87.3%)과 큰 차이를 보인다. 다른 지방 광역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86.1%)보다 4.1%포인트 떨어진 82.0%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내림세다. 대구 역시 2.3%포인트 하락한 82.2%를 보였다. 울산은 1.1%포인트 오른 85.8%를, 광주는 10.4%포인트 상승한 94.4%를 나타냈다.

지방 8개 광역도 중에서는 경북(79.9%)이 전월(82.6%) 대비 2.7%포인트 하락하면서 1년 만에 다시 80% 선을 밑돌았다. 전북(84.2%)은 0.9%포인트 내렸다. 제주(79%), 경남(80.1%), 전남(80.4%) 등은 80%대 안팎의 저조한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충북(83.8%), 충남(85.1%), 강원(86.7%) 등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신축급 아파트조차 유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유명 주상복합 아파트인 대우월드마크센텀 전용면적 135㎡는 한 차례 유찰됐다. 최저입찰가를 감정가(22억3000만원)의 80%인 17억8400여만원으로 낮춰 12일 다시 매각에 나선다. 남구 용호동 오륙도SK뷰 전용 174㎡는 두 차례나 유찰돼 감정가(11억4000만원)의 반값으로 몸값이 떨어졌다. 오는 26일 2차 매각일이 열린다. 최저 입찰가는 5억8300여만원이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 전용 84㎡는 감정가(7억5000만원) 대비 30% 낮은 5억2500만원에 16일 매각에 나선다.

지방 아파트 매수세가 장기간 얼어붙으면서 경매 시장도 움츠러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동안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