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해킹을 당해 내부 문서가 유출됐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로버트’라는 이름의 익명 이메일 계정을 통해 해킹된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캠프 내부 문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3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271쪽짜리 문서에는 부통령 후보 지명과 관련해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에 관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해당 문서에는 그가 과거 트럼프 비판 발언을 한 것 등이 ‘잠재적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등의 평가가 고스란히 담겼다.

마지막까지 부통령 후보로 검토된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조사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트럼프 캠프는 해킹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란의 소행이라고 시사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등 물리적 폭력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구와 가까운 고위 관료는 이란의 이런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이란 군사 장교 가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라고 지시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해커 신원이나 해킹 동기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