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녀서 '파리 퀸'으로…리디아 고, 女골프 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연속 올림픽 메달…LPGA '명예의 전당'도 입성
서울서 태어나 뉴질랜드로 이민
LPGA 20승…최연소 랭킹 1위
리우銀·도쿄銅 이어 세번째 메달
"동화 같은 일…이 순간 즐길 것"
서울서 태어나 뉴질랜드로 이민
LPGA 20승…최연소 랭킹 1위
리우銀·도쿄銅 이어 세번째 메달
"동화 같은 일…이 순간 즐길 것"
핀까지 거리 2.3m. 10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최종 라운드의 마지막 홀에서 버디퍼트를 앞두고 리디아 고(27·뉴질랜드)는 살짝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1타 차 단독 선두. 이 홀에서 타수를 지키기만 해도 금메달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그는 올림픽에서 금·은·동을 모두 휩쓰는 진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금메달을 따면 그가 평생 목표로 해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마지막 퍼즐을 메꿀 수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부담이 컸을 퍼트를 리디아 고는 흔들림 없이 성공시켰다. 2타 차 완벽한 1위. 리디아 고가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챔피언과 명예의 전당 주인공까지 거머쥐며 여자골프의 새 역사를 쓴 순간이다. 리디아 고는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딴 것은 동화 같은 일”이라며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8언더파 280타를 써낸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동메달은 중국의 린시유가 차지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 2021년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골프 역사상 올림픽에서 3회 연속 포디엄에 오른 선수는 그가 처음이다. 지난 1월 LPGA투어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TOC에서 우승하며 단 1포인트만 남겨두고 있던 명예의 전당 입성도 이뤄냈다.
LPGA투어에서만 20승을 올린 리디아 고는 ‘천재 소녀’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고 여섯 살에 뉴질랜드로 건너갔다. 2012년 호주여자프로골프(ALPGA)투어 NSW오픈에서 14세에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그는 2014년 16세에 프로에 데뷔한 뒤 남녀 골퍼를 통틀어 최연소 세계랭킹 1위, 최연소 메이저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때 지독한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2019년부터 우승 소식이 끊기면서 스윙과 클럽, 스폰서 등 모든 것을 바꿨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21년 부활을 알렸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LPGA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 CME글로브 레이스 1위를 싹쓸이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와 결혼하며 최고의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짧은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 첫 대회 우승으로 LPGA투어 20승을 달성한 데 이어 끝내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어릴 때부터 큰 무대를 경험하고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던 리디아 고의 저력은 올림픽에서 꽃을 피웠다. 첫날 이븐파로 신중하게 출발한 그는 2·3라운드에서 각각 5타, 4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최대 도전을 앞두고 리디아 고는 미국의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오랜 꿈을 달성한 그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도 했다. ‘은퇴가 임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시즌을 잘 치른 뒤에 더 생각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그 어느 때보다 부담이 컸을 퍼트를 리디아 고는 흔들림 없이 성공시켰다. 2타 차 완벽한 1위. 리디아 고가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챔피언과 명예의 전당 주인공까지 거머쥐며 여자골프의 새 역사를 쓴 순간이다. 리디아 고는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딴 것은 동화 같은 일”이라며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8언더파 280타를 써낸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동메달은 중국의 린시유가 차지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 2021년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골프 역사상 올림픽에서 3회 연속 포디엄에 오른 선수는 그가 처음이다. 지난 1월 LPGA투어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TOC에서 우승하며 단 1포인트만 남겨두고 있던 명예의 전당 입성도 이뤄냈다.
LPGA투어에서만 20승을 올린 리디아 고는 ‘천재 소녀’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고 여섯 살에 뉴질랜드로 건너갔다. 2012년 호주여자프로골프(ALPGA)투어 NSW오픈에서 14세에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그는 2014년 16세에 프로에 데뷔한 뒤 남녀 골퍼를 통틀어 최연소 세계랭킹 1위, 최연소 메이저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때 지독한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2019년부터 우승 소식이 끊기면서 스윙과 클럽, 스폰서 등 모든 것을 바꿨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21년 부활을 알렸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LPGA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 CME글로브 레이스 1위를 싹쓸이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와 결혼하며 최고의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짧은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 첫 대회 우승으로 LPGA투어 20승을 달성한 데 이어 끝내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어릴 때부터 큰 무대를 경험하고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던 리디아 고의 저력은 올림픽에서 꽃을 피웠다. 첫날 이븐파로 신중하게 출발한 그는 2·3라운드에서 각각 5타, 4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최대 도전을 앞두고 리디아 고는 미국의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오랜 꿈을 달성한 그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도 했다. ‘은퇴가 임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시즌을 잘 치른 뒤에 더 생각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