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전현무가 생애 첫 올림픽 역도 캐스터로 나선다. /사진=KBS 제공
방송인 전현무가 생애 첫 올림픽 역도 캐스터로 나선다. /사진=KBS 제공
방송인 전현무가 역도 국가대표 박혜정의 경기를 중계하며 그와 했던 약속을 지켰다.

전현무는 이배영 역도 해설위원과 함께 11일 오후 6시 30분 KBS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를 중계했다. 이 경기에는 국가대표 박혜정이 출전했다.

올림픽 중계 경험이 없는 전현무가 역도 중계에 나선 이유는 박혜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6월 전현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혜정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입국 날짜가 배드민턴 선수들과 겹쳤다. 배드민턴 쪽으로 기자들이 몰려 마음이 아팠다"고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겪는 서러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장 중계가 왔다는 사실을 알면 '보여 줘야지'라는 마음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은퇴 이후 역도는 올림픽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돼 왔다. 이를 들은 전현무는 "내가 역도 중계에 참여해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스포츠 중계 자체가 처음이라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박혜정의 사연을 접하고 파리에 가겠다고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전현무는 이날 중국의 리원원 선수를 소개하면서 "(박혜정과) 메시와 호날두 같은 존재다"라고 재치 있게 소개했다. 박혜정이 은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하자 "지난 대회보다 더 좋아졌다는 게 중요하고 앞으로의 4년이 있다. 끝까지 응원하도록 하겠다"라고 힘을 실었다. 또 "저는 지금 박혜정 선수의 표정에서 희망을 봤다, 가슴 아파하지 않고 미래의 4년 후를 내다보는 것 같은 희망찬 모습이다, 막내 혜정이가 해냈다"라고 응원했다.

박혜정은 이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2위를 차지했다. 합계 309㎏(인상 136㎏·용상 173㎏)을 든 세계 1위 중국의 리원원은 넘지 못했지만, 합계 288㎏(인상 126㎏·용상 162㎏)을 든 3위 에밀리 캠벨(영국)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은메달을 땄다. 박혜정은 인상 한국 신기록도 세웠다. 박혜정은 용상 1차 시기에서 163㎏을 번쩍 들었고, 2차 시기에서 168㎏에 성공하며 합계 한국 신기록(299㎏)을 작성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