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발생한 MS 클라우드발 세계 정보기술(IT) 대란으로 미국 뉴욕의 명소인 맨해튼 42번가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이 꺼져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19일 발생한 MS 클라우드발 세계 정보기술(IT) 대란으로 미국 뉴욕의 명소인 맨해튼 42번가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이 꺼져 있다. /EPA연합뉴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기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야기한 정보기술(IT) 대란으로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멀티 클라우드는 여러 업체의 제품을 섞어서 쓰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면 한 곳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스템 전체가 먹통이 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MSP는 멀티 클라우드를 설계하고,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MSP, 조연에서 주연으로

AI시대 주연으로 급부상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
전 세계에서 온라인 플랫폼 장애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때는 지난달 19일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가 MS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하면서 MS 클라우드와 연동하는 기업들의 서버가 일제히 먹통이 됐다. 피해는 MS 클라우드 단품을 쓰는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주요 글로벌 대기업은 MS 외에도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섞어 쓴 덕에 시스템이 완전히 멈추는 대란을 피했다. 멀티클라우드와 MSP가 클라우드 업계의 키워드로 급부상하게 된 배경이다.

그동안 MSP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CSP)보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았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 중개자 역할만 수행했기 때문이다. MSP를 아마존웹서비스(AWS), MS, 구글 등 글로벌 CSP의 대리점 정도로 봤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MSP에 대한 시각이 확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MSP를 찾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신사도 MSP로 사업 확장

최근 시스템 통합(SI) 기업을 필두로 한 국내 주요 IT 기업들도 MSP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MSP 사업 확장을 선언한 LG CNS가 그렇다. 정확한 매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LG CNS의 클라우드 매출을 연 1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S는 CSP 사업과 MSP 사업을 병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회사의 올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5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1% 늘었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도 MSP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드는 모양새다. 국내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MSP로의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2027년까지 국내 3위 MSP 사업자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KT도 올해 초부터 MSP 사업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선임된 김영섭 KT 대표는 LG CNS 대표로 재직할 때 이 회사를 성공적으로 MSP 사업자로 전환한 경험도 있다. KT는 지난 6월 MS와 인공지능(AI)·클라우드 분야에서의 협업을 선언하며 MSP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다만 SK텔레콤과 KT 모두 관계사 혹은 자회사 형태로 클라우드 기업을 두고 있는 만큼 그룹 내부의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전략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덩치 불리는 중소 MSP

규모가 작은 MSP 기업들은 상장을 통한 덩치 키우기를 준비하고 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최근 적극적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AI 전문기업 스켈터랩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같은 달 31일에는 위치정보서비스 전문 기업 블루칩씨엔에스를 인수했다.

국내 주요 MSP로 언급되는 메가존클라우드도 IPO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5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베스핀글로벌 또한 내년에 상장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의 몇 년이 MSP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해 경험을 쌓은 MSP들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2~3년 안에 시장의 윤곽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