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나섰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에서 화재가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배터리 제조사 '알 권리' 요구가 커지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가 가장 먼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홈페이지에 아이오닉5, 아이오닉6, GV60, G80 등 현대차 및 제네시스 등 총 13대의 배터리 제조사 현황을 공개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한 코나 일렉트릭을 제외한 나머지 12종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산 배터리가 탑재됐다.

현대차는 출고 당시에도 배터리 정보를 공개해 왔지만, 이번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관련 문의가 증가하자 홈페이지에 이들 차종 탑재 배터리 제조사를 정리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도 조만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겠단 방침을 세우고 관련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BMW 또한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를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1일 인천 청라에서 불이 난 벤츠 전기차 EQE에 탑재된 배터리가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중국에서 화재를 이유로 리콜 전력이 있던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였다는 게 드러난 것이 발단이 됐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2021년 중국에서 3만여대가 리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배터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배터리를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은 2026년부터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정부는 오는 13일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제조·수입차 업체들을 모아 전기차 안전 점검 회의를 열고, 배터리 정보 공개에 대한 각 사 입장과 대책 방안을 청취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