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던 정봉주 후보가 12일 "'이재명 팔이'를 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며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본격적인 당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이재명 전 대표가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 후보가 2위로 밀려나 상황에서, 일부 강성 당원들이 연설에 나선 정 후보를 향해 야유를 퍼붓는 일까지 벌어지자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방치한다면 통합도, 탄핵도, 정권 탈환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누가 뭐라 해도 민주당의 최대 자산이며 정권 탈환의 가장 큰 가능성"이라면서 "민주당의 미래, 민주당의 정권 탈환을 위해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당내 '이재명팔이' 무리가 누군지를 묻는 말에는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이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그들의 실체가 드러나고 당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분들이 호가호위 정치를 한다. 처음에는 (이재명 전) 대표를 존중해주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본인이 대표다. 그 결과는 당의 분열과 갈라치기"라고 했다.

정 후보는 최근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등에 업은 김민석 후보에게 누적 득표율에서 역전당한 뒤 이에 대한 불만을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SBS 유튜브 방송에서 정 후보와 통화했다면서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 (정 후보가) '최고위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보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박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적인 대화다 보니 진의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고위원회는 주요 당무 결정을 많이 하는데, 그에 거수기가 되지는 않겠다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강성 지지층은 정 후보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불만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강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전날 대전에서 진행된 합동연설회에서 정 후보가 연설에 나서자 "정봉주는 사퇴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내려오라"고 연신 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이날도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정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 '당원이 우스운가'라고 외쳤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