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략 고삐 죄는 국내 게임사…크래프톤, 日개발자 50여명 영입
게임사들이 해외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크래프톤은 일본 개발자 50여 명을 영입했다. 엔씨소프트는 가족 경영에서 벗어나 해외 법인 수장들을 교체했다.

크래프톤은 일본 게임사인 ‘탱고 게임웍스’의 개발 인력을 영입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 회사의 첫 일본 시장 투자다. 탱고 게임웍스는 2010년 설립된 업체로 리듬 게임 ‘하이파이 러시’가 대표작이다.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가 지난 5월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며 폐업했다. 크래프톤은 이 게임사 인력의 3분의 1 수준인 50여 명을 영입해 하이파이 러시의 후속작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크래프톤이 해외 매출을 극대화하고자 일본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개발 인력뿐 아니라 일본 게임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올 2분기 매출 7070억원, 영업이익 3321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153% 늘었다. 두 지표 모두 이 회사 역대 최대다. 매출의 94%가 나온 해외 시장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회사 인기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지난 상반기 과금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130%나 늘었다.

엔씨소프트도 해외 사업을 정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법인인 엔씨아메리카 대표에 진정희 전 펄어비스아메리카 대표(사진)를 영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법인의 기존 대표였던 김택헌 부사장을 대신하는 인사다.

진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에서도 북미 법인을 운영하면서 해외 시장 개척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 부사장이 겸한 엔씨재팬과 엔씨타이완 대표직은 임원기 최고사업관리자(CBMO)가 맡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해외 투자 기지 역할을 한 엔씨웨스트 대표도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에서 박병무 공동대표로 교체한다.

지난달 엔씨소프트는 스웨덴 게임사인 ‘문로버 게임즈’에 350만달러(약 48억원)를 투자했다. 이 게임사의 사격 게임인 ‘프로젝트 올더스’의 해외 공급을 맡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