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항암백신과 디지털치료제, 유전체 사업으로 1조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정인철 CG인바이츠 대표는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만나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항암백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저분자화합물 기반 신약 개발에서 방향을 바꿔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미다.
바이오 1세대 CG인바이츠 "항암백신 도전"

항암백신 개발사로 정체성 변경

CG인바이츠는 최대주주가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로 바뀐 뒤 지난 1년간 크리스탈지노믹스였던 사명을 변경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업 방향도 재설정했다. 항암백신 개발이 그 핵심이다.

정 대표는 “항암백신은 유전체 정보를 가공·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만큼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항암백신은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 조각 중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항원(신생항원)을 찾아 만든다. 예방백신과 달리 치료제 개념이다. 미국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유전체 분석 작업을 거쳐 개인 맞춤형 항암제를 6주 안에 생산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초기 결과를 내고 향후 거대 시장이 예상되는 디지털치료제 및 유전체 사업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항암백신 시장은 매년 11.04%씩 성장해 2030년 23조3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조기 기술이전도 가능”

CG인바이츠는 국내 바이오산업 1세대로 꼽히는 조중명 전 회장이 2000년 LG생명과학을 나와 차렸다. 2006년 바이오 벤처 중 국내 최초로 기술특례상장을 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5년 어렵게 출시한 신약의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적자에 시달려 왔다. 제넥신, 헬릭스미스 등과 함께 초창기 바이오 벤처의 실패 사례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정 대표는 “1세대 바이오 벤처 중 성공한 기업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리가켐바이오는 항생제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알테오젠은 항체에서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에 강점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CG인바이츠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업 초기 수백억원이 드는 임상을 직접 진행한 것과 달리 조기 기술이전을 모색할 예정이다.

M&A 등으로 수익원 확

CG인바이츠는 연내 그룹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맡는다. 다섯 개 계열사가 대상이다. 정 대표는 “총매출 기준 연간 90억~100억원의 매출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신규 매출원도 확보한다. 정 대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는 인수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암백신 개발에 성공할 때까지는 디지털 치료기기(DTx)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70조~80조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CG인바이츠는 품목허가를 받은 당뇨병 디지털 치료기기의 혁신의료기술평가와 신의료기술평가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5호이자 당뇨병을 대상 질환으로 하는 최초의 디지털 치료기기”라며 “출시까지 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