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알파벳의 '창 끝' 수전 워치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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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뉴욕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에서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차지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요즘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대표 빅테크로서 이 회사 주가는 전체 시장 흐름을 짚어보고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의 실적은 빅테크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의 경영 상황을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알파벳은 끊임없는 혁신과 영역 확장을 통해 단순한 검색엔진 기업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업을 하는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매년 1500개에서 2000개의 스타트업이 설립되고 이 중 90%가 결국 실패하는 가운데 알파벳이 가진 의미는 그래서 더욱 값지다.
하지만 구글 내부에서 이 같은 화려한 삶만으로 워치츠키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워치츠키를 기리는 글에서 “수전의 친절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가치관과 일상에서 항상 다른 사람을 우선시했다”고 회고했다.
실제 워치츠키는 구글과 유튜브의 공익적인 측면을 늘 고민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러 가운데 최초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워치츠키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워치츠키는 유튜브가 전 세계 소외된 지역의 학습 플랫폼이 되는 데 애쓰기도 했다.
그녀가 이끌어가는 방향도 대부분 옳았다. 그래서 구글 내에선 워치츠키의 방향성을 높이 평가해 그를 “창의 끝(tip of all our spear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업의 선두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 워치츠키가 창의 끝으로서 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이었다.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내부 소통과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없다면 빅테크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 워치츠키다. 구글이 제2의 워치츠키를 키우는 게 기술 혁신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
다섯 아이 키운 워킹맘
수전 워치츠키 전 유튜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2년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알파벳의 근간인 구글의 성공 비결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했을 때 사무실을 내어준 사람이 워치츠키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먼로파크 신혼집의 방 두 개와 차고를 월 1700달러에 임대했다. 그의 죽음으로 외신에선 구글을 알아본 워치츠키의 선구안과 다섯 아이를 두고도 성공한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했다. 1조원이 넘는 그의 재산도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하지만 구글 내부에서 이 같은 화려한 삶만으로 워치츠키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워치츠키를 기리는 글에서 “수전의 친절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가치관과 일상에서 항상 다른 사람을 우선시했다”고 회고했다.
실제 워치츠키는 구글과 유튜브의 공익적인 측면을 늘 고민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러 가운데 최초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워치츠키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워치츠키는 유튜브가 전 세계 소외된 지역의 학습 플랫폼이 되는 데 애쓰기도 했다.
각 구성원의 통역사 역할
특히 워치츠키는 구글 내에서 창업자 혹은 CEO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였다. 구글의 전 제품 매니저 헌터 워크는 “구글이 작은 스타트업에서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워치츠키가 부서와 개성 있는 개인, 각자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통역사 역할을 했다”고 회고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비롯한 각 분야의 너드(nerd·어느 한 분야에만 몰두해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물을 빗댄 말)들이 모인 기업에서 구성원을 포용하고 조화시키며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그녀가 이끌어가는 방향도 대부분 옳았다. 그래서 구글 내에선 워치츠키의 방향성을 높이 평가해 그를 “창의 끝(tip of all our spear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업의 선두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 워치츠키가 창의 끝으로서 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이었다.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내부 소통과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없다면 빅테크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 워치츠키다. 구글이 제2의 워치츠키를 키우는 게 기술 혁신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