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가 증가하고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서 가계부채가 넉 달 연속 늘어났다. 은행과 비교해 잠잠하던 2금융권 가계대출도 꿈틀대고 있다.

가계빚 한달새 5.3조 '껑충'…넉달째 증가세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6월 대비 5조3000억원 늘었다. 4월부터 증가세가 이어졌다. 증가 폭도 6월(4조2000억원)보다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4000억원 늘어나 6월(6조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6월 -1조8000억원에서 지난달 -2000억원으로 감소 폭이 크게 둔화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은 주담대가 5조6000억원 늘고 기타대출이 1000억원 줄면서 총 5조5000억원 불어났다. 6월 6조2000억원으로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은행권 주담대는 증가 추세가 다소 약해졌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 등을 볼 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의 디딤돌(매입) 등 정책주담대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이나 실제 효과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는 882조5000억원, 기타대출은 237조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신용대출 위주의 2금융권 가계대출은 2022년 11월 시작된 감소세가 7월까지 21개월 연속 이어졌다. 7월 감소 규모는 2000억원으로 21개월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 6월 -1조7000억원에서 대폭 축소됐다.

금융위는 “가계대출이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8월에도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를 오는 9월 시행한다. 은행권은 9월부터 모든 가계대출의 DSR을 산출한다. 전세대출, 정책대출 등에 DSR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 스스로 현재 가계부채 상황에 경각심을 갖고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