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9월 14~18일)를 한 달여 앞두고 사과, 배, 밤, 대추 등 20대 핵심 성수품 중 절반인 10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는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폭염으로 일부 농식품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이 현실화해 추석 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상순 기준 배(신고) 10개당 소매가격은 7만657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급등했다. 같은 기간 사과는 10개에 2만7557원으로 8.0% 올랐다. 배와 사과 모두 이달 생산량이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날 전망이지만 배(원황·15㎏) 도매가(6만원)는 13.2%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생산된 저장배 가격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 잦은 비와 폭염의 직격탄을 맞은 배추, 무 가격도 고공행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추(포기당 5500원)와 무(개당 3008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15.0% 올랐다.

수산물 중에선 참조기(냉동)가 마리당 174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뛰었다. 명태(수입냉동·3901원)와 오징어(냉동·5048원)도 각각 9.5%, 7.8% 상승했다. 축산물은 전년 대비 출하량이 늘면서 전년 동기보다 가격이 내렸다. 11일 기준 한우 소고기(등심)는 100g당 929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하락했다. 돼지고기(삼겹살)는 100g당 2558원으로 1.7% 싸다. 닭(육계)과 계란(10개) 가격도 각각 1.0%, 4.6% 떨어졌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산물 물가 관리를 위해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20대 성수품 할인 지원과 주요 농축산물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추석 민생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