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3년 맞상대속 성장한 KIAF, 올해는 '간판스타' 부스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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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프리즈 서울 2024]KIAF 하이라이트
국제 김윤신·갤러리현대 이건용 등
함께 오래한 소속작가 작품에 집중
각양각색 매력 신진·중견 작가 작품도
국제 김윤신·갤러리현대 이건용 등
함께 오래한 소속작가 작품에 집중
각양각색 매력 신진·중견 작가 작품도

KIAF와 프리즈의 공동 개최가 시작된 2022년만 해도 KIAF는 “프리즈보다 수준이 확연히 낮다”는 혹평을 받았다. 프리즈를 통해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해외 갤러리들이 누구나 알 법한 거장의 고가 작품을 들여온 반면, KIAF는 여러 유력 갤러리들이 프리즈로 옮겨가 전시를 한 탓에 오히려 평소보다 전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평가는 달랐다. “눈여겨볼 만한 수준 부스가 많았다”, “특색 있는 작품이 많아서 신선했다”는 등의 호평이 잇따랐다. 갤러리현대가 선보인 라이언 갠더의 솔로 부스가 대표적인 예다. 갠더가 직접 칠한 하늘색 포르쉐가 등장한 이 화려한 부스는 “프리즈의 그 어떤 전시보다 더 멋지다”는 찬사를 받았다.
프리즈 못지 않다, KIAF의 ‘간판’들

KIAF에 참여하는 주요 갤러리 부스의 공통점은 이처럼 ‘갤러리와 함께 오랫동안 일해온 소속 작가’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이건용·남춘모·이강소 작품을 들고 나온 리안갤러리, 권오상·노상호·이정배 작품을 선보인 아라리오갤러리가 그랬다. 학고재갤러리도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서 박서보미술상을 수상한 엄정순을 비롯해 박광수, 김길후, 강요배 등 다양한 연령대 작가들을 선보인다. 우찬규 학고재 회장은 “상업성보다는 소속 작가를 알리고 키우는 데 집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맨날 보던 그 이름들’ 대신 각양각색 개성
일부 대형 갤러리를 제외하면, KIAF에 참가하는 국내 갤러리들은 대체로 프리즈에 나온 해외 유수의 갤러리들과 그림 값으로 승부가 되지 않는다. KIAF-프리즈 공동 개최 첫 해 KIAF가 혹평을 받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미술계 관계자는 “당시 KIAF 참여 갤러리 대부분이 이때까지 하던 대로 이우환·박서보·김창열 등 국내 대가들의 리세일 작품을 들고 나왔는데, 프리즈로 눈이 높아진 컬렉터들의 외면을 받았다”며 “이후 갤러리들 사이에서 ‘우리들만 보여줄 수 있는 국내 작가들을 보여주자’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KIAF 참여 갤러리들의 전시 작가 리스트에는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등 이때까지 한국 미술의 ‘간판 스타’로 이름이 높았던 작가들의 작품이 확 줄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성필(갤러리 그림손), 김은진(금산갤러리), 이세준(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최지원(디스위켄드룸), 한진(갤러리에스피), 김시안(아트사이드갤러리) 같은 각양각색 매력의 국내 신진·중견 작가가 채웠다.

아트페어의 꽃 특별전, 올해는 더 특별하게
각 갤러리들의 전시 수준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빽빽하게 늘어선 부스만 있다면 그건 그야말로 ‘미술 장터’에 불과하다. 아트바젤 바젤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들이 심혈을 기울여 특별전을 준비하는 이유다.

수많은 갤러리들 속에서 길을 잃었다면 부스를 돌아다니며 ‘KIAF 하이라이트’ 표시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KIAF가 행사장 전체를 통틀어 작품성, 동시대성, 독창성, 확고한 정체성을 기준으로 가려 뽑은 10명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성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