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지난 런닝맨 공짜로 못본다"...케이블TV 업계, 지상파 무료 VOD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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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업계가 그동안 무료로 제공해왔던 지상파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한다. 방영 몇 주 지난 콘텐츠를 보여주는 무료 VOD를 이용하는 사람은 급감한 반면 콘텐츠 이용료는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갈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케이블TV 업계의 자구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헬로비전과 HCN은 다음 달 3일부터 지상파 무료 VOD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KCTV광주방송, 푸른방송, 남인천방송, JCN울산중앙방송, 씨씨에스충북방송 등도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다른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지상파 무료 VOD 종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업체들은 지상파에서 방영된 지 3주가량 지난 방송 영상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인기 상품이었지만 OTT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이용자가 대폭 줄었다. 지상파 무료 VOD 이용 건수는 2013년 1억3993만건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418만건으로 10년 새 89.9% 줄었다.
특히 방송 후 3주의 시차를 두고 내보내는 홀드백이 이용률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송 직후 웨이브, 넷플릭스 같은 OTT에서 볼 수 있는 지상파 영상이 늘어났다”며 “심지어 방송사들이 콘텐츠 주요 내용을 편집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달부터 지상파와 무료 VOD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했다. 홀드백 기간, 무료 제공 기간, 콘텐츠 분량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합의를 시도했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상 무료 VOD 구매료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료 VOD 대가 인상은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 문제가 될 정도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시청자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지상파 콘텐츠의 유료 VOD 서비스는 지속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업계는 무료 VOD 서비스 중단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1995년 처음 등장한 케이블TV는 한국의 유료방송 시대를 주도했지만 2009년 IPTV 서비스가 시작되고 2010년대 후반에는 OTT가 자리 잡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케이블TV 매출은 2013년 2조379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2022년 기준 1조8037억원 수준이다. 케이블TV의 VOD 매출액도 2014년 1702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 933억까지 감소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올해 생존책 모색을 위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중심으로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꾸리기도 했다.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MSO)의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2334억원)에서 2022년 1.2%(193억원)까지 줄었다.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IPTV와 한 식구가 됐다. LG유플러스가 2019년 LG헬로비전(옛 CJ헬로)을 인수했고 SK브로드밴드는 이듬해인 2020년 티브로드를 합병했다. KT도 2021년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HCN(옛 현대HCN)을 인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106명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0.1%(3만7389명) 감소했다. 2015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케이블TV의 경우 전기 대비 0.71%, 3년 전과 비교하면 5.22% 줄었다. 그동안 빠르게 성장했던 IPTV 역시 전기 대비 성장률이 0%대(0.54%)에 접어들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13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헬로비전과 HCN은 다음 달 3일부터 지상파 무료 VOD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KCTV광주방송, 푸른방송, 남인천방송, JCN울산중앙방송, 씨씨에스충북방송 등도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다른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지상파 무료 VOD 종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업체들은 지상파에서 방영된 지 3주가량 지난 방송 영상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인기 상품이었지만 OTT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이용자가 대폭 줄었다. 지상파 무료 VOD 이용 건수는 2013년 1억3993만건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418만건으로 10년 새 89.9% 줄었다.
특히 방송 후 3주의 시차를 두고 내보내는 홀드백이 이용률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송 직후 웨이브, 넷플릭스 같은 OTT에서 볼 수 있는 지상파 영상이 늘어났다”며 “심지어 방송사들이 콘텐츠 주요 내용을 편집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달부터 지상파와 무료 VOD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했다. 홀드백 기간, 무료 제공 기간, 콘텐츠 분량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합의를 시도했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상 무료 VOD 구매료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료 VOD 대가 인상은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 문제가 될 정도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시청자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지상파 콘텐츠의 유료 VOD 서비스는 지속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업계는 무료 VOD 서비스 중단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1995년 처음 등장한 케이블TV는 한국의 유료방송 시대를 주도했지만 2009년 IPTV 서비스가 시작되고 2010년대 후반에는 OTT가 자리 잡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케이블TV 매출은 2013년 2조379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2022년 기준 1조8037억원 수준이다. 케이블TV의 VOD 매출액도 2014년 1702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 933억까지 감소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올해 생존책 모색을 위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중심으로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꾸리기도 했다.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MSO)의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2334억원)에서 2022년 1.2%(193억원)까지 줄었다.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IPTV와 한 식구가 됐다. LG유플러스가 2019년 LG헬로비전(옛 CJ헬로)을 인수했고 SK브로드밴드는 이듬해인 2020년 티브로드를 합병했다. KT도 2021년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HCN(옛 현대HCN)을 인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106명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0.1%(3만7389명) 감소했다. 2015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케이블TV의 경우 전기 대비 0.71%, 3년 전과 비교하면 5.22% 줄었다. 그동안 빠르게 성장했던 IPTV 역시 전기 대비 성장률이 0%대(0.54%)에 접어들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