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영화 '파일럿'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조정석이 '행복의 나라'를 들고 다시 한번 관객몰이에 나선다. 코믹한 이미지를 버리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정인후 역을 맡았다.

13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조정석은 '파일럿', '행복의 나라'가 2주 간격으로 개봉되는 것에 대해 "기분이 너무 좋다"며 "영화 두 편이 이렇게 나란히 개봉하는 경우가 너무 드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파일럿'도 잘 되고 있고, 곧 넷플릭스 '신인가수 조정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들을 겪으며 과분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기분도 좋고 그렇다. 보약 같은 몸에 좋은 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작품이 더 좋냐는 질문은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 느낌이다. 저는 둘 다 좋기 때문에 열심히 뛰어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정석은 박태주의 변호를 맡으며 시대에 느끼는 분노와 좌절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열연했다.

조정석은 "외형적인 부분은 전혀 신경 안 썼다. 그래서 그렇게 흙감자처럼 나온 것"이라며 "누군가는 막 캐낸 흙감자 같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여져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정인후 캐릭터는 가상의 인물이다. 캐릭터에 대해 조정석은 "변호사 역할이라 자연스럽게 '변호인'이란 영화가 떠올랐지만, 따로 찾아본 인물은 없었다. 그런 것보다 정인후가 서사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에 중점을 두며 연기했다. 당시 변호사의 외형, 말투 이런 생각은 다 버리고 법정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 /사진=NEW
영화 '행복의 나라' /사진=NEW
극 중 정인후는 정의와는 거리가 먼 인물에서 박태주의 변호를 맡으며 점점 성장한다. 그는 "감독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인 것 같다. 처음부터 정의를 추구하는 변호사라면 재미가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판은 '승패'를 결정짓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 박태주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며 점점 변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본 후 박태주의 모티브가 된 박흥주 대령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고 했다. 조정석은 "제가 태어나기 1년 전 일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12.12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흥주 대령에 대해선 잘 몰랐다. 알지 못하는 인물이 제 눈에 들어오는 순간, 흥미를 느꼈고 검색해서 찾아봤다"고 밝혔다.

영화의 클레이맥스를 차지하는 법정신은 26번이나 촬영을 거듭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법정에서 난동을 부리다 끌려 나가고, 변호사 사무실로 들어와 우현 선배에게 혼나는 장면이 있는데 롱테이크로 길게 찍었다. 이 배우, 저 배우의 합, 카메라 워킹까지 잘 맞아야 해서 26번이나 찍었다. 배우들도 욕심이 났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에 대해 조정석은 "차분하고 조용조용 하시지만 악착같고 섬세하시다"라며 "저와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저는 더 해보고 싶을 때 '한 번만 더 할게요' 하며 끈질긴 성향이 있다. 그런 것들이 감독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