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크게 올랐던 화장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화장품 대장주 역할을 해 온 코스맥스가 예상치에 부합하지 못한 실적을 내자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13일 코스맥스는 14.59% 하락한 1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맥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15억원, 4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9% 하회했다. 중국 시장에서 1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대손상각비(140억원)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일제히 코스맥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미국법인인 잉글우드랩은 이날 22.07% 하락한 1만27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분기 매출(460억원)과 영업이익(43억원)이 각각 전년 대비 6.7%, 30.8% 줄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를 37% 밑돌았다.

화장품 기업이 잇따라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내놓자 다른 화장품 기업 주가까지 일제히 무너졌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9.47% 급락했고, 아이패밀리에스씨도 7.19% 내렸다. 한국콜마와 클리오, 한국화장품제조 등도 각각 7.09%, 5.85%, 5.71%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화장품주가 급락한 것이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별 실적 온도차로 주가가 등락할 수 있지만 화장품 업종 전반에 대한 매물이 출현한 것은 과매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화장품 수출 실적은 견조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8% 증가한 33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소비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나 제조자주문생산(ODM) 기업에는 긍정적인 요소일 수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나 한국콜마, 브이티 등 미국 일본 등에서 수출 실적이 견조한 기업들은 저가매수할 만 하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