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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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물가상승률 발표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최근 시장 특성상 지표가 발표된 이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거래일만에 다시 연 2%대로 하락(채권 가격은상승)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은 전날보다 1원60전 내린 1370원40전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1원30전 내린 1370원70전에 개장해 장중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오후 한때 1367원90전까지 내리기도 했지만 1370원대에서 횡보했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난 것으로 시자은 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이날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334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공포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국내 증시 폭락 여파가 다소 진정되며 외국인 자금 순매수 흐름이 이어져 환율 상승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6원92전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 931원59전보다 4원67전 하락했다.

국고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0.026%포인트 내린 연 2.974%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금리 하락세에 연동되면서 지난 8일(연 2.997%)이후 3거래일만에 다시 연 2%대로 내려섰다.

3년물 금리는 0.028%포인트 내린 연 2.918%, 5년물 금리는 0.024%포인트 하락해 연 2.9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국은행은 '거주자 외화예금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환율변동과 외화예금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 등을 가리킨다.

한은에 따르면 외화예금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규모가 늘거나 줄어왔다. 환율이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 예금을 미리 확보해놓는 식이다.

한은은 글로벌 리스크 확산 때 거주자 외화예금이 은행으로 유입돼 외화예금 시장과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개선에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이 국내 은행 중심으로 증가해 외은 지점을 통한 해외 차입 의존도가 줄었고, 국내 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도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런 장점에도 외화예금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한국의 지난해 말 총수신 대비 외화예금 비중은 5.4%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평균(20.1%)보다 크게 낮았다.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이 지난 2012년 '외화예금 확충방안'을 통해 제시한 목표치인 10% 이상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은은 "거주자 외화예금 확대 정책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며 "해외 선행연구에서 지적된 부작용들은 국내에서 크게 문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