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주택 용품 판매업체 홈디포가 매출 부진의 터널을 걷고 있다. 고금리와 높은 집값 여파로 주택 개조 수요가 줄어들면서다.

이사 못하자 집수리도 안해…'실적부진 터널' 갇힌 홈디포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홈디포는 전 거래일 대비 0.81% 하락한 345.81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 1분기 주가가 395.20달러(3월 21일)까지 오르는 등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이내 등락을 반복하며 연초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들어 0.21%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13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홈디포가 지난 분기에 이어 매출 하락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들은 집을 팔기 직전이나 새로운 집을 구입한 직후 주택을 수리 및 개조하는데, 높은 금리와 집값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주택 수리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높은 금리는 집주인이 주방 및 욕실 수리, 새로운 덱 설치 등 상대적으로 큰 공사를 주저하게 만든다”며 “이 같은 거시경제 환경은 지난 몇 분기 동안 홈디포의 매출과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짚었다. 그레그 멜리치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기대로 사람들이 주택 리모델링을 미루면서 주택 개조 수요가 정체될 수 있다”며 “내년까지 이런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디포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364억달러로 당시 증권업계 추정치를 밑돌았다. 월가는 홈디포의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 감소해 42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53달러로 지난해(4.65달러)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일부 분석가는 홈디포가 지난 6월 전문 지붕 작업 및 건설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SRS디스트리뷰션을 약 182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수로 인해 회사가 추가 부채를 안게 되고, 이는 자사주 매입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