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깜깜이’ 투자에 내몰리고 있다. ETF가 적정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괴리율’이 최근 널뛰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깜깜이' 해외 ETF 괴리율에 개미들 속탄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최근 1주일간 괴리율 공시는 전주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괴리율이 국내 투자 ETF는 1%, 해외 투자 ETF는 2%가 넘으면 이를 공시해야 한다.

ETF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순자산가치(iNAV) 간의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한다. 괴리율이 낮아야 ETF에 담긴 주식의 가치를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ETF에 담긴 주식의 가격은 크게 올랐는데, ETF 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면 괴리율은 마이너스(-), 반대의 경우에는 플러스(+)가 된다. 괴리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ETF가 실제 가치와 동떨어져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해외 주식을 담은 ETF는 괴리율을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순자산가치가 전날 시장 상황까지만 반영해 정상적인 경우라도 괴리율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담은 국내 ETF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 동부와 한국은 13시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열리는 동안 미국 증시는 닫혀 있다. ETF의 순자산가치는 미국 증시가 열리지 않으니 고정돼 있는데 시장에서 예상하는 주식의 가치는 장이 열리지 않는 순간에도 계속 변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유동성공급자(LP)들은 선물시장 등을 참고해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가격을 산정해 ETF의 호가를 낸다. 국내 증시 폐장 후 뉴욕증시가 열려 ETF에 담긴 종목 시세가 변하면 한국에서는 다음날에야 이를 반영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괴리율 등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보다 평소 해당 ETF의 호가 스프레드 등을 살펴보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