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로 꼽히는 류성실 작가의 ‘불을 사냥하는 사람들’.   LG아트센터 제공
한국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로 꼽히는 류성실 작가의 ‘불을 사냥하는 사람들’. LG아트센터 제공
“작품 ‘불을 사냥하는 사람들’은 ‘불멍’을 소재로 만들었어요. 현대 사회에서 빛을 따르는 행위는 목표물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가속되는 자극에 대한 무력하고도 무의식적인 반복일 수 있다는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머릿속 아이디어를 첨단 디지털 화면에 구체화할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미디어 아티스트 류성실 작가)

지난 9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2층 아트 라운지에서는 이색 전시가 펼쳐졌다. 미디어 아트 특별전 ‘빛과 인간을 담아내다’는 LG아트센터와 LG전자가 공동 주최한 특별전이다. LG아트센터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이뤄진 ‘미디어 아트 신진 작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다섯 팀이 수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전시를 연 것. 류 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아티스트가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서 무한히 펼쳐낸 상상력을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했다. LG전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오혜원 상무는 “OLED가 디지털 캔버스이자 매체로서 작품이 전시 공간에 녹아들도록 했다”고 말했다.

구기정 작가는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을 소개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3차원(3D) 렌더링 기술로 실존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변형한 뒤 고해상도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2인조 보비스투 스튜디오는 ‘콘크리트 오페라’를 통해 가로로 긴 OLED 패널에서 빛을 활용한 ‘가상 건축’을 보여줬다. 소프트매러즈의 ‘태양의 파빌리온’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나뉜 프레임 속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간을 그렸다.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는 11월 17일까지 이어진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