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들이 하나둘 멸종하고 있는데 인간은 괜찮을까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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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소멸>
카트린 뵈닝게제, 프리데리케 바우어 지음
에코리브르 출판
카트린 뵈닝게제, 프리데리케 바우어 지음
에코리브르 출판
![생물들이 하나둘 멸종하고 있는데 인간은 괜찮을까 [서평]](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92609.1.jpg)
책은 "이제 인류는 전환점에 서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도 생물다양성 유지를 우선순위로 부여해 꾸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 멸종 등의 이슈를 주변부나 틈새에 미뤄두어서는 인류가 빠른 시간 내 멸종할 수도 있단 사실을 상기시킨다.
저자들에 따르면 종의 다양성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기초이자 보험이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얼마나 많은 종이 필요한지는 헤아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다다익선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하나의 종이 환경의 변화로 제 기능을 상실한다면, 다른 종이 그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많은 종이 있을수록 특정 기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저자들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지렁이 하나만 사라져도 인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지렁이가 사라지면 인간에게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식물이 말라가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찰스 다윈의 명저 <종의 기원>에 까지 생각이 미친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썼던 목적은 인간은 지구상의 숱한 생물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유일하거나 특별한 존재가 아니란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인간들은 창조론을 굳게 믿던 과거의 사람들처럼, 인간만이 세상에서 숨쉬는 가장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이 되고, 식물의 광합성으로 우리가 숨쉴 수 있는 산소가 만들어진다는 것 등은 과학적 사실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것을 지키는 기본에 대한 컨센서스가 없다. 바로 이 지점이 저자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저자들은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기 위한 좋은 예로 호주의 '자연 재생에 따라 관리하는 농장'이라는 방법 등을 책에서 소개한다. 성장을 새로 촉진하기 위해 땅 밑에 숨은 뿌리와 기존의 덤불을 활용하는 게 골자다. 책은 "많은 이들이 나무를 다시 심는 일이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수백만 달러를 들일 필요도 없으며 첨단 과학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연과 함께 작업하면 된다"고 독자들을 설득한다.
이 책은 150여년 전, 찰스 다윈이 은연중에 제안했던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자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인간중심주의를 버려야만 생물다양성을 지켜갈 수 있고 인류도 종속할 수 있다는 것. 저자들이 책 말미에 제안하는 '자연과 더 잘 지내기 위한 10가지' 조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