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싼타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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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가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개발에 본격 나섰다. EREV는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장착했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카와 같지만, 내연기관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만 쓰이고 바퀴는 모터로만 굴린다는 점에서 전기차로 분류된다. 주행 중 연료를 태워 배터리를 충전하는 만큼 별도 충전기를 쓰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주행거리가 일반 전기차의 두 배인 1000㎞에 이르는 게 강점이다. 하이브리드카 하나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맞서던 현대차·기아가 신무기를 장착하기로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는 최근 EREV를 연구하는 ‘xEV 시스템 개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TF 총괄은 양희원 현대차·기아 통합 연구개발(R&D)본부장(사장)이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2·3년 뒤 싼타페와 GV70 등에 먼저 EREV를 적용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2028~2029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픽업트럭(코드명 TE 및 TV)에도 EREV를 넣을 계획이다. 각각 4000㎏이 넘는 무거운 짐을 끌면서도 500㎞ 이상 달릴 수 있는 힘과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지난해 대형 세단(115만 대)보다 두 배가량 많이 팔린 미국 픽업트럭(285만 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방침이다.

현대차가 EREV 개발에 나선 것은 짧은 주행거리가 전기차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최근 인천 청라아파트 주차장 화재로 전기차 충전에 대한 불안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EREV는 내연기관 엔진을 돌리며 전기를 생산하는 만큼 굳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 전기모터로 구동해 내연기관 차에 비해 가속력이 월등하고 변속 충격이 없다. 주유소에서 채운 기름으로 엔진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문제가 없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보고 미래 전략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가격이 기대만큼 빨리 떨어지지 않고 있고 화재 등 안전문제도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충전으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가 싼값에 보급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며 “완벽한 전기차 시대가 오기까지 10여 년간 EREV가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3년뒤 싼타페와 GV70 등에 먼저 EREV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가 2028~2029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픽업트럭(코드명 TE 및 TV)에도 EREV를 넣을 계획이다. 각각 4000kg이 넘는 무거운 짐을 끌면서도 5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힘과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지난해 대형 세단(115만 대)보다 두 배가량 많이 팔린 미국 픽업트럭(285만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방침이다.

김진원/김재후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