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홈 용인점 1인실 내부 모습.
케어홈 용인점 1인실 내부 모습.
2018년 설립된 시니어 토탈케어업체 케어닥은 ‘공급자 우위’였던 시니어케어 시장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요양시설 찾기’ 플랫폼을 만들어 의사, 간호사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개되지 않았던 요양 시설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평점도 매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는 전통적인 요양원과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으로 양분화돼 있는 시니어하우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상품을 비교·검토할 수 있는 기준 체계 자체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를 개발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
박재병 케어닥 대표.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국내 시니어 주거 및 요양 시설의 수용 가능 규모는 전체 시니어 인구의 3%를 밑돈다”며 “부담 없이 선택 가능한 표준화된 시니어타운의 보급될 수 있도록 복지서비스 영역에 준하는 면세혜택 등 정부 차원의 육성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택의 자유 없는 시니어하우징

케어닥은 시니어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 부문을 운영 중이다. 2018년 설립 당시 시작한 시니어 돌봄 및 간병 매칭 서비스를 중심으로 홈케어 서비스, 방문요양돌봄센터 사업, 시니어 하우징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의 사진, 이력 등이 담긴 프로필과 후기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주목받았다.
케어홈 용인점 전경.
케어홈 용인점 전경.
케어닥은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140% 이상 증가했다. 지역 돌봄 거점인 전국 25개 방문요양센터 사업과 지난해 새롭게 시작한 시니어 하우징사업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7월 도입해 총 4호점을 연 시니어 주거 브랜드 ‘케어닥케어홈’은 ‘합리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중간 단계 시니어 주거 시설’을 표방한다. 1호점인 시화 배곧신도시점은 문을 연 지 3개월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했을 정도로 수요자의 반응이 좋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연말까지 10호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국내 시니어하우징 시장이 지나치게 선택의 폭이 좁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가 시니어타운에 입주할 여력이 없는 사람이 많고, 자력 생활을 원하는 수요를 감안할 때 요양 중심 시설을 차선책으로 삼기도 어렵다”며 “‘좋은 시니어타운’이 더 많아지는 방향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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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성급 호텔에서 7성급 호텔까지 있는 것처럼 시니어 산업에서도 다양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다양한 수요를 읽고 가격대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케어닥케어홈 프리미엄을 비롯해 별도의 상위버전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니어하우징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한 법적 분류..."세제혜택으로 시장 키워야"

케어닥은 지난 3월 내외부 전문가들과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를 개발했다. 가격 및 품질을 판단할 기준조차 없어 소비자가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가이드다. 박 대표는 “소비자와 공급자의 판단 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단순히 가격으로 고르는 게 아니라 어떤 설비를 갖추고 무엇에 주력한 시설인지,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선택하는 문화가 보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어닥은 시니어의 컨디션, 돌봄이 필요한 정도에 따라 맞춤형 토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시니어하우징 공급뿐 아니라 시니어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등 운영 부문에서도 차별화 역량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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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니어하우징이 복지서비스로도 온전한 민간사업으로도 분류되지 않아 산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시니어하우징은 노인복지와 맞닿아 있는 산업이지만, 복지 서비스에 적용되는 부가세 면세 같은 혜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택이나 상업시설로도 인정받지 못해 보증기관 담보대출도 막혀있다. 박 대표는 “정부가 보조금을 주면서 육성해도 수요를 맞추기 힘들 상황이지만 정부가 편하게 관리하는 차원이어서 규제를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취득세 전기세 등 부가세 등 혜택, 담보대출 허용, 일정 수준의 분양허용 등 활성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65세 인구가 전 국민의 20%를 웃도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합니다. 은퇴한 시니어 세대에게 건강과 주거가 핵심 이슈입니다. ‘집 100세 시대’는 노후를 안락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주택 솔루션을 탐구합니다. 매주 목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