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서 전 세계 자금 몰렸다…하루만 넣어도 이자 '따박따박'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Getty Image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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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와 파킹형(단기자금) 상장지수펀드(ETF)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대기자금 등의 수요처로 각광받으면서다.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데다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결합돼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시 조정이 시작된 지난 8월 1~7일 동안 머니마켓펀드(MMF)에 791억9697만달러(107조5336억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채권형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금액으로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펀드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국내에서도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 같은 기간 2332억원이 몰렸다.

증권가에서는 파킹형 ETF 역시 상품 유형과 운용사별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나는 만큼 상품 구조와 거래비용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수익률은 머니마켓이 가장 높아

16일 기준 연환산 수익률(최근 1개월 수익률 기준)이 가장 높은 파킹형 ETF는 ‘1Q 머니마켓액티브’(4.74%)였다. 'PLUS 머니마켓액티브'(4.5%) 'RISE 머니마켓액티브'(4.38%) 등 머니마켓 ETF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추종형에서는 ‘PLUS KOFR금리’는 3.89%의 연환산 수익률을 기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추종형에서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가 3.77%로 가장 높았다. 파킹형 ETF 중 순자산이 가장 많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연환산 수익률은 3.65%였다.

파킹형 ETF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머니마켓, 양도성예금증서(CD) 1년물, CD 91일물,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순으로 높다. 단기 채권 금리에 따라 CD와 KOFR간 수익률 순위가 바뀌기도 한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일수록 상대적인 리스크는 커진다. 머니마켓 ETF는 MMF를 ETF화한 것으로, 3개월 이내 은행·회사채 등 초단기 채권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은행이 발행해 안정적인 CD 상품과 달리 단기채 가격 변동에 따른 변동성이 있어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KOFR 상품은 익일물 국채·통화안정채권을 담보로 하고 하루짜리 만기이기 때문에 만기가 긴 CD 상품보다 안정적이다.

미국의 무위험지표금리인 SOFR에 투자하는 ETF가 달러 가치 급등에 힘입어 올 들어 9%대 고수익을 내고 있지만 달러 변동성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킹형보다는 달러 투자 상품으로 접근하는 게 적합하다.

같은 상품 유형에서도 수익률이 차이 나는 것은 운용 역량과 실부담비용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ETF운용본부장은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단기채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사오는 방식 등으로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총보수와 호가도 살펴서 투자해야

파킹형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이 약 30조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자 삼성자산운용은 CD 1년물 금리에 더해 추가 수익 조건을 내건 구조의 상품 ‘KODEX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까지 상장했다. CD 1년물 하루치 금리를 매일 복리로 반영하면서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이상 상승할 때엔 연 0.5%의 하루치 수익을 추가로 지급한다. 지수 하락에 따른 손해는 없다.

전문가들은 파킹형 ETF를 잘 고르기 위해서는 총보수와 호가도 비교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파킹형 ETF 수익률은 매수, 매도 호가 차이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호가가 5원 단위로 촘촘한 상품이 좋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