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동전쟁 벌어지나"…WTI 4% 급등, 80달러선 돌파 [오늘의 유가]
WTI 4.19%, 브렌트유 3.31% 급등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최대 상승폭
"중동전쟁 정말 벌어지나" 우려 커진 탓
美, 중동에 유도 미사일 잠수함 파견해


글로벌 원유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감에 뉴욕 유가가 4% 넘게 급등했다. 미국 정부가 항공모함 타격대와 잠수함을 중동에 파견하기로 하면서 전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22달러(4.19%) 급등한 배럴당 80.06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2.64달러(3.31%) 오른 배럴당 82.30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강세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었다. 지난주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4.5%, 3.7%씩 올랐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정말 중동전쟁 벌어지나"…WTI 4% 급등, 80달러선 돌파 [오늘의 유가]
지난 11일 미국 국방부는 중동 지역에 유도 미사일 잠수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F-35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모함 전단과 유도 미사일 잠수함 등을 중동에 배치하도록 명령했다. 미군이 잠수함 배치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스라엘에 보복하려는 이란에 경고를 날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이란이 며칠 내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자국 군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명령했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된 후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메시지를 내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전문가들은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글로벌 원유 공급이 하루 150만배럴 이상 끊길 것이라고 봤다. 밥 야거 미즈호 에너지선물 담당 이사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으면 하루 150만배럴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분석가는 "전쟁이 확대되면 이스라엘은 이란 원유뿐 아니라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 지역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량을 하루 1억432만배럴로 예측하며 중국 경기 둔화로 지난달(1억446만배럴)보다 전망치를 낮췄지만, 전쟁 공포감으로 치솟는 유가를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시장분석가는 "원유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는 것에 강하게 반응했다"며 "OPEC이 수요 성장에 일부 우려를 드러냈지만 시장은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