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PPI, CPI도 좋을 것"…빅테크 부활 4가지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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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반길만한 소식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7월 생산자물가(PPI)는 월가 예상보다 더 둔화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서 조금은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낙관론이 상승해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했습니다. 또 다른 랠리가 나타났고, S&P500 지수는 8월 5일의 극적인 폭락을 모두 회복하고 더 높은 곳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PPI보다 더 중요한 7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됩니다. PPI처럼 생각보다 낮게 나온다면 랠리가 이어지겠지만, 예상치 못하게 뜨거워진다면 오늘 상승세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먼저 열린 일본 증시는 3% 넘게 올라 지난주 월요일 대폭락(12.4%)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엔·달러 환율이 146~147엔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게 반등 배경입니다.
전반적으로 세계 증시가 지난주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아침 8시 30분 발표된 미국의 7월 PPI는 투자자들의 야성적 본능(animal sprits)을 일깨웠습니다. 헤드라인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예상 0.2%, 6월 0.2%)에 그쳤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0%(예상 0.2%, 6월 0.3%)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소수점까지 따지면 -0.05%로 디플레이션을 가리켰습니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전년 대비로는 헤드라인과 근원 PPI가 각각 2.2%(예상 2.3%, 6월 2.7%)와 2.4%(예상 2.7%, 6월 3.0%)로 둔화했습니다. 내용도 매우 좋았습니다. 에너지가 0.28%, 식품은 0.6% 상승세를 보이는 등 상품 물가는 0.6% 올랐지만, 서비스 물가가 -0.2%(-0.16%)로 올해 처음 하락한 것이죠. 트레이드 서비스(도소매 마진) 물가가 1.3% 떨어져 2015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한 덕분입니다. 게다가 PPI 요인 중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계산에 들어가는 요인도 전반적으로 낮았습니다. 의사 진료비와 항공료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외래 진료비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는 2.3% 올랐지만요.
PPI는 원자재~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도매 수준에서 상품·서비스의 물가를 나타냅니다. 생산자들은 물가가 오르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합니다. 그래서 소비자물가(CPI)를 서너 달 선도하는 경향이 있지요.
찰스 슈왑은 "근원 PPI의 최근 3개월치를 연율로 바꾸면 2%에 불과하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아질 것으로 시사한다. 또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PCE 물가에 반영되는 구성 요소도 고무적이다. 이 보고서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추가 뒷받침을 제공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RSM은 "트레이드 서비스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수요가 둔화하면서 기업 이익 마진에 상당한 압축이 있음을 시사한다. 7월 PPI는 9월 금리 인하에 도움이 될 만한, 긍정적 인플레이션 지표가 이어질 것을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PPI 트레이드 서비스 물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기업 마진은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진 압박이 심화하면 주가, 그리고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KPMG의 다이앤 스웽크 이코노미스트는 "7월 PPI는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반발했고, 생산자들은 판매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할인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 마진 압축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좋은 데이터지만 해고로 나타나지 않는 한에만 그렇다. Fed는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 확신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4.01%에 머물고 있던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PPI가 나온 뒤 3.95% 수준까지 급락했습니다. 10년물도 전날보다 5bp 이상 내린 3.85%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오후 5시께 2년물은 7.9bp 내린 3.936%, 10년물은 6.2bp 하락한 3.847%에 거래됐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9월 50bp 인하 베팅이 어제 51%에서 잠깐 60%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또 Fed의 통화정책을 따르는 달러 가치는 4개월 최저치로 낮아졌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5% 내린 102.62를 기록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새벽에 발표된 미 중소자영업연맹(NFIB)의 7월 중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보다 2.2포인트 상승한 93.7로 나온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컨센서스 91.7도 상회했습니다. 50년 평균인 98보다는 여전히 낮지만요. 중소기업은 미국에 33만 개가 있고, 미국 GDP의 44%를 차지합니다. 특히 6170만 명을 고용해 전체 민간고용의 46%를 이바지하죠. 이런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낙관론이 높아졌다는 건 연착륙에 긍정적이죠. 다만 세부 내용을 보면 지난달과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고용을 늘릴 계획이 있는가',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는가' 등에 대한 답변은 전달과 같았고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대답은 4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지수가 뛴 것은 거의 전적으로 '경제(사업여건)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응답이 전달보다 18포인트나 개선된 덕분이었습니다. 웰스파고는 "지수 상승은 감정의 개선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기본적인 세부 사항은 흐린 경제 및 정치 상황 속에서 수요 전망을 주저하는 걸 계속 보여준다. 7월 설문 조사 결론은 Fed에게 매우 중요하다. 노동 수요는 계속 둔화하고 물가 압박은 계속 사라지고 있다. 이는 Fed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경제(사업여건) 전망에 대한 이 정도의 큰 변화는 1974년 이후 단 10번만 발생했으며, 그중 6번은 대부분 경기 침체의 후반부에 발생했다. 과거 10번의 사례를 보면 향후 3~12개월 동안의 경제 성장률 중간값은 역사적 추세에 근접했으며, 경기 침체를 제외하면 성장률은 역사적 평균보다 높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미시적 측면에서 스타벅스가 CEO를 바꾼 것도 큰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스타벅스는 락스만 나라시만 CEO를 즉각 해고하고 치폴레의 브라이언 니콜 CEO를 새로운 CEO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니콜은 타코벨을 거쳐 2018년부터 치폴레를 이끌면서 뛰어난 실적을 선보인 사람입니다. 그가 치폴레에 재임하는 동안 치폴레의 이익은 약 7배 늘었으며 주가는 약 800% 상승했습니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명예 회장으로 남을 것이지만 회사에서 추가적인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개장 전부터 주가가 10% 넘게 급등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주가는 최근 3년 동안 부진했지요. 올해 들어 어제까지도 20% 넘게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 감소세를 보여온 탓입니다. 지난 2분기 동일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지요. 베어드는 니콜 CEO 영입 소식에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높였습니다. 베어드는 "2018년 치폴레에 합류한 이후 견실한 실적을 이끈 니콜을 뛰어난 경영자로 본다. 외부 운영 환경과 관련된 단기 위험이 지속하고 있지만, 니콜 CEO가 회사의 내부 운영 기본을 강화하고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건강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2%(다우)에서 1.1%(나스닥)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름폭은 커졌습니다. 게다가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서 약간 물러나는 듯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고위 관료 3명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성사되면 이란이 이스라엘에 직접 공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들 소식통은 '이란이 대응하기 전에 회담이 진행되도록 얼마나 오래 허용할 것인지 말하지 않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조건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테헤란에서 암살한 데 대한 보복을 상당 기간 미루거나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오는 15일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회담 재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협상에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으나 하마스는 하니예 암살 등에 반발하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란은 "침략자에 대한 징벌적 대응은 국가의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뉴스가 나오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14% 급락한 배럴당 78.3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포트 분석가는 "시장은 중동 확전을 피하고자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외교적 노력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04%, S&P500 지수는 1.68% 급등했고 나스닥은 2.43%나 뛰었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는 약 13% 하락해 18.04를 기록하며 7월 31일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S&P 11개 업종 가운데 IT가 3.0%나 뛰었고 △임의소비재(2.42%), △커뮤니케이션 서비스(1.48%)가 급등했습니다. 에너지(-1.02%)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가 6.53% 폭등하면서 반도체 업종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4.18% 뛰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중국 화웨이가 엔비디아 H100 칩과 비슷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AI 칩 'Ascend 910C'를 이르면 10월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지만,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H100은 중국 판매가 금지된 칩입니다. WSJ은 "바이트댄스, 바이두, 차이나모바일 등이 910C 칩을 구매하기 위한 초기 논의에 들어갔다"라면서도 "화웨이의 칩 생산은 현재 지연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테슬라는 5.24% 뛰었습니다. 어젯밤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X에서 대담했습니다. 40분 늦게 시작한 토론은 두 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에게 집권하면 '정부 효율성 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고, 자신이 맡을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머스크는 또 "많은 사람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온건한 행정부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분명히 카멜라 해리스와 함께 훨씬 더 좌파적 행정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CEO를 바꾼 스타벅스는 24.5%나 폭등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CEO를 빼앗긴 치폴레의 주가는 7.5% 하락했습니다.
델은 바클레이스가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인 뒤 4.9% 뛰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PC 수요 회복 등에 여전히 신중하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습니다. 나이키는 번스타인에서 긍정적 분석이 나오면서 5.17% 급등했습니다. 번스타인은 "판매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고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홈디포는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월가 추정치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3% 하락했는데 이는 7분기 연속 감소세였습니다. 또 순익도 2.1% 감소했고요. 홈디포는 올해 연간 동일매장 매출이 2023년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1% 감소할 것이란 종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리처드 맥페일 CFO는 “더 높은 이자율과 더 큰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소비자 수요에 더 광범위하게 압력을 가했고, 그 결과 주택 리모델딩 전반에 걸쳐 지출이 약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 1.23%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더글러스 C. 레인 앤 어소시에이츠의 사리트 세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중한 소비자로 인한 매출 전망이 약화하고 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어닝시즌은 괜찮은 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이익은 전년 대비 10.9%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예상됐던 8.9%보다 높습니다. 다만 매출 성장은 느립니다. 2분기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는 월가가 6월 말에 예상했던 4.7%보다 높지만, 지난 5년간의 평균 6.7%보다 낮습니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반발하면서 매출 증가가 쉽지 않은 것이죠. 오늘 상황을 보면 경제 데이터가 개선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그니피선트 7(Mag 7)으로 달려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8월 글로벌펀드매니저 서베이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대형 성장주는 여전히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는 자산으로 꼽혔는데요. 그 확신도는 7월의 47%에서 36%로 낮아졌습니다.
이와 관련, RIAA는 'Mag 7이 다시 돌아올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현재 조정 과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Mag 7 주식이 다시 복귀할 수 있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첫째, Mag 7 주식은 매우 유동적이며, 펀드매니저는 큰 가격 변동의 부담 없이 돈을 빠르게 입출금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험사, 연기금, 헤지 펀드 등 기관투자자는 이런 유동성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기관투자자는 한 번에 수백만~수천만 달러를 옮기는데 소형주는 이런 큰 규모의 매수, 매도에 충분히 유동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패시브 펀드 편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들이 사고파는 액티브 펀드보다 지수를 좇는 패시브 펀드, 즉 ETF를 사는 것으로 투자 습관을 바꾸면서 지난 10년 동안 ETF로의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이들 Mag 7 주식이 S&P500 지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자금이 들어올 때마다 그 돈의 4분의 1 이상을 맥 7 주식 편입에 계속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라면 그 비중은 더욱 클 것입니다.
셋째, Mag 7은 중·소형주보다 더 높은 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경제가 약화하는 명확한 징후를 보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이익 성장은 수요 변화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인데요. 이들 Mag 7은 중소기업보다 훨씬 더 많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자사주 매수는 올해 1조 달러에 가깝고, 내년에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애플 홀로 10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했죠. 애플이 지난 10년간 사들인 자사주는 모두 6460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이는 S&P500 기업 가운데 491개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큰 것입니다. RIAA는 "이는 자산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사소한 요인이 아니다. 2000년 이래 기업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체 주식 순매수 수요의 100%에 가까운 5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닝시즌이 거의 끝나가면서, 이제 맥7의 자사주 매입 창구가 다시 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이런 기술주들이 경제 데이터가 악화하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선물 시장에 나스닥 100지수를 좇는 225억 달러 규모의 매수 포지션이 남아 있다는 것인데요. 씨티는 "부정적 경제 데이터가 있으면 이러한 매수 포지션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다. 평균 7.6% 손실에 처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 여기에서 시장 하락세를 증폭시킬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나스닥 100은 지난주 초의 모든 손실을 회복했지만 7월 최고 기록보다 약 8%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JP모건도 경제가 침체로 향하면서 조정이 발생한다면 시가총액이 큰 기술주들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이죠.
마침 내일 7월 CPI, 목요일에는 7월 소매판매 등 중요한 경제 데이터가 나옵니다.
월가는 CPI가 6월에 0.1% 하락한 후 7월에는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년 대비로는 3.0%로 유지되고요.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작년 7월 대비 3.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장은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데이터에서 소수점 두 번째 자리까지 집중할 것입니다. 현재 월가 주요 금융사들의 근원 CPI 추정치는 0.19%입니다. 지난 6월 0.06%보다는 높지만, Fed의 2% 물가 목표에 부합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CPI 세부 내용도 중요합니다.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에 대한 '확신'을 느끼려면 CPI 보고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계속해서 식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주거비는 지난 몇 달 동안 계속 0.4% 수준으로 올랐지만 6월엔 0.2% 수준으로 식었습니다. 월가는 이런 진전이 지속한다면 Fed 위원들이 금리를 인하할 때가 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만약 주거비가 반등한다면 실망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이코노미스트는 "6월 주거비는 0.2% 상승했는데 정말 약하고 추세보다 훨씬 낮게 나왔다. 7월에는 주거비가 교통, 의료 서비스와 함께 반등할 것"이라면서 "5월과 6월 두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좋았지만, 7월 CPI 보고서는 그저 그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7월 CPI가 실망스러워도 큰 문제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9월 50bp는 아니더라도 25bp 인하는 시작할 것(에버코어 ISI)이란 얘기입니다. 또 9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인 9월 11일에 8월 CPI가 공개됩니다. 8월 CPI가 좋으면 7월은 일시적인 것으로 잊힐 수도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