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PPI, CPI도 좋을 것"…빅테크 부활 4가지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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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PPI, CPI도 좋을 것"…빅테크 부활 4가지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94928.1.png)
투자자들이 반길만한 소식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7월 생산자물가(PPI)는 월가 예상보다 더 둔화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서 조금은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낙관론이 상승해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했습니다. 또 다른 랠리가 나타났고, S&P500 지수는 8월 5일의 극적인 폭락을 모두 회복하고 더 높은 곳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PPI보다 더 중요한 7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됩니다. PPI처럼 생각보다 낮게 나온다면 랠리가 이어지겠지만, 예상치 못하게 뜨거워진다면 오늘 상승세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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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세계 증시가 지난주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아침 8시 30분 발표된 미국의 7월 PPI는 투자자들의 야성적 본능(animal sprits)을 일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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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는 원자재~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도매 수준에서 상품·서비스의 물가를 나타냅니다. 생산자들은 물가가 오르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합니다. 그래서 소비자물가(CPI)를 서너 달 선도하는 경향이 있지요.
찰스 슈왑은 "근원 PPI의 최근 3개월치를 연율로 바꾸면 2%에 불과하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아질 것으로 시사한다. 또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PCE 물가에 반영되는 구성 요소도 고무적이다. 이 보고서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추가 뒷받침을 제공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RSM은 "트레이드 서비스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수요가 둔화하면서 기업 이익 마진에 상당한 압축이 있음을 시사한다. 7월 PPI는 9월 금리 인하에 도움이 될 만한, 긍정적 인플레이션 지표가 이어질 것을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PPI 트레이드 서비스 물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기업 마진은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진 압박이 심화하면 주가, 그리고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KPMG의 다이앤 스웽크 이코노미스트는 "7월 PPI는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반발했고, 생산자들은 판매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할인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 마진 압축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좋은 데이터지만 해고로 나타나지 않는 한에만 그렇다. Fed는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 확신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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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경제(사업여건) 전망에 대한 이 정도의 큰 변화는 1974년 이후 단 10번만 발생했으며, 그중 6번은 대부분 경기 침체의 후반부에 발생했다. 과거 10번의 사례를 보면 향후 3~12개월 동안의 경제 성장률 중간값은 역사적 추세에 근접했으며, 경기 침체를 제외하면 성장률은 역사적 평균보다 높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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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2%(다우)에서 1.1%(나스닥)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름폭은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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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뉴스가 나오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14% 급락한 배럴당 78.3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포트 분석가는 "시장은 중동 확전을 피하고자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외교적 노력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04%, S&P500 지수는 1.68% 급등했고 나스닥은 2.43%나 뛰었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는 약 13% 하락해 18.04를 기록하며 7월 31일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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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6.53% 폭등하면서 반도체 업종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4.18% 뛰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중국 화웨이가 엔비디아 H100 칩과 비슷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AI 칩 'Ascend 910C'를 이르면 10월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지만,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H100은 중국 판매가 금지된 칩입니다. WSJ은 "바이트댄스, 바이두, 차이나모바일 등이 910C 칩을 구매하기 위한 초기 논의에 들어갔다"라면서도 "화웨이의 칩 생산은 현재 지연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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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바꾼 스타벅스는 24.5%나 폭등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CEO를 빼앗긴 치폴레의 주가는 7.5% 하락했습니다.
델은 바클레이스가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인 뒤 4.9% 뛰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PC 수요 회복 등에 여전히 신중하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습니다. 나이키는 번스타인에서 긍정적 분석이 나오면서 5.17% 급등했습니다. 번스타인은 "판매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고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홈디포는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월가 추정치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3% 하락했는데 이는 7분기 연속 감소세였습니다. 또 순익도 2.1% 감소했고요. 홈디포는 올해 연간 동일매장 매출이 2023년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1% 감소할 것이란 종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리처드 맥페일 CFO는 “더 높은 이자율과 더 큰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소비자 수요에 더 광범위하게 압력을 가했고, 그 결과 주택 리모델딩 전반에 걸쳐 지출이 약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 1.23%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더글러스 C. 레인 앤 어소시에이츠의 사리트 세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중한 소비자로 인한 매출 전망이 약화하고 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어닝시즌은 괜찮은 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이익은 전년 대비 10.9%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예상됐던 8.9%보다 높습니다. 다만 매출 성장은 느립니다. 2분기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는 월가가 6월 말에 예상했던 4.7%보다 높지만, 지난 5년간의 평균 6.7%보다 낮습니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반발하면서 매출 증가가 쉽지 않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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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8월 글로벌펀드매니저 서베이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대형 성장주는 여전히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는 자산으로 꼽혔는데요. 그 확신도는 7월의 47%에서 36%로 낮아졌습니다.
이와 관련, RIAA는 'Mag 7이 다시 돌아올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현재 조정 과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Mag 7 주식이 다시 복귀할 수 있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첫째, Mag 7 주식은 매우 유동적이며, 펀드매니저는 큰 가격 변동의 부담 없이 돈을 빠르게 입출금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험사, 연기금, 헤지 펀드 등 기관투자자는 이런 유동성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기관투자자는 한 번에 수백만~수천만 달러를 옮기는데 소형주는 이런 큰 규모의 매수, 매도에 충분히 유동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패시브 펀드 편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들이 사고파는 액티브 펀드보다 지수를 좇는 패시브 펀드, 즉 ETF를 사는 것으로 투자 습관을 바꾸면서 지난 10년 동안 ETF로의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이들 Mag 7 주식이 S&P500 지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자금이 들어올 때마다 그 돈의 4분의 1 이상을 맥 7 주식 편입에 계속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라면 그 비중은 더욱 클 것입니다.
셋째, Mag 7은 중·소형주보다 더 높은 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경제가 약화하는 명확한 징후를 보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이익 성장은 수요 변화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인데요. 이들 Mag 7은 중소기업보다 훨씬 더 많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자사주 매수는 올해 1조 달러에 가깝고, 내년에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애플 홀로 10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했죠. 애플이 지난 10년간 사들인 자사주는 모두 6460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이는 S&P500 기업 가운데 491개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큰 것입니다. RIAA는 "이는 자산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사소한 요인이 아니다. 2000년 이래 기업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체 주식 순매수 수요의 100%에 가까운 5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닝시즌이 거의 끝나가면서, 이제 맥7의 자사주 매입 창구가 다시 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차가운 PPI, CPI도 좋을 것"…빅테크 부활 4가지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95119.1.png)
JP모건도 경제가 침체로 향하면서 조정이 발생한다면 시가총액이 큰 기술주들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이죠.
마침 내일 7월 CPI, 목요일에는 7월 소매판매 등 중요한 경제 데이터가 나옵니다.
월가는 CPI가 6월에 0.1% 하락한 후 7월에는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년 대비로는 3.0%로 유지되고요.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작년 7월 대비 3.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장은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데이터에서 소수점 두 번째 자리까지 집중할 것입니다. 현재 월가 주요 금융사들의 근원 CPI 추정치는 0.19%입니다. 지난 6월 0.06%보다는 높지만, Fed의 2% 물가 목표에 부합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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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