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어도어 퇴사자 B씨 인스타그램
/사진=한경DB, 어도어 퇴사자 B씨 인스타그램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퇴사자 B씨의 폭로를 반박한 입장문에 B씨가 재반박하며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B씨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제 입장문 게재 후 반응요약"이라며 "(어도어) 임원은 '미안하다' 장문의 카카오톡 1통, 하이브는 '미안하다, 재조사하겠다' DM(다이렉트 메시지), 민희진은 '너 일 못했잖아, 너 하이브니?' 카카오톡 77개와 현재의 입장문"이라고 적었다.

B씨는 이날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민 대표가 자신이 신고한 사내 성희롱 사안을 가해자 편에 서서 대응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제기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폭로 이후 민 대표로부터 다수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B씨는 민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자신의 오른팔로 불리는 어도어 임원 A씨와 관련한 사내 성희롱과 괴롭힘 신고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B씨의 사례를 공개했고, 민 대표는 하이브 내부 조사 결과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을 흠집내기로 끌고 왔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민 대표는 A씨와 B씨, 자신과 B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B씨는 SNS 계정을 개설해 "지난 7월 31일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인스타에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민 대표가 'XX', '정신병' 등 여러 쌍욕으로 칭한 그 B"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민 대표가 A임원에게 '그거 말 나와봤자 쟤 사이코돼서 자기 신세 조지는 게 된다. B가 그렇게 용기 있다고?'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맞다. 전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고 용기 없는 일반인"이라고 했다.

이어 A임원 직속 부하로 근무하던 동안 성희롱성 발언뿐만 아니라 각종 직장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3월 2일 퇴사 의사를 밝혔고, 같은 달 6일 회사에 성희롱·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신고를 했으며,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 공유받고 21일에 퇴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이 사안을 둘러싼 A씨와 B씨 양측의 주장이 다르고 증거가 부족하다며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임원 A씨의 행동이 부적절하다며 민 대표에게 '강력 경고' 조치를 권고했지만 민 대표는 '엄중 경고' 조처 결과를 수용하지 않았고, 신고 자체가 잘못됐다는 식의 항의를 했다는 게 B씨 주장이다.

더불어 민 대표가 해당 의혹을 해명하며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 역시 짜깁기라는 입장을 밝히며 "저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해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며 "민 대표님이 여태껏 비판하던 짜깁기와 왜곡, 동의 없는 카톡 공개를 하시고, 디패 기사의 욕설 대상도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거나, 제 퇴사 이유와 맥락을 이용하며 거짓말을 온 대중을 상대로 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이후 추가로 공개된 인터뷰에서 B씨는 "정말 매일 괴롭힘을 당했고 본인이 당한 일이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고한 것"이라며 "전 결국 그 두 회사(하이브-어도어)의 싸움에서 희생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가 그 이후에도 사과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민 대표는 보도 이후 18장에 달하는 입장문을 통해 "B씨가 '돌연 등장'해 제가 A 부대표만 일방적으로 감쌌다거나 거짓말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한편 대표이사로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했다는 왜곡된 사실을 내세워 디스패치와 동일한 주장을 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이상한 흐름이 감지되어 더 이상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추가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B씨가 신입사원이 아닌 7년 차 직급으로 임원급에 준하는 고액 연봉을 약속받고 입사했으나 업무 역량에서 부족함을 보였고 동료 평가에서도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며 "'어린, 여성, 술집, 원치 않는, 혼자 남겨둠' 등의 자극적 워딩이 강조된 신고 내용과 누락된 내용을 냉정히 대조해 보았을 때 분명 왜곡된 정보를 다량 내포하고 있었기에 B의 신고 내용을 온전히 믿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저는 A나 B나 둘 다 오래 안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이사로서 누구를 편향되게 지지할 이유가 없다"며 "대표이사이자 제3자로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길 바랄 뿐이었고 인간 대 인간으로 오해를 풀고 서로 잘 지내길 바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씨가 등장한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며 "'하필이면' 하이브가 여러 이슈로 언론으로부터 집중 질타받고 있는 시점에 갑자기 B가 등장하여 본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이도 아닌, 애써 중재했던 저를 억지로 겨냥해 굳이 공개 사과를 원하는 것이 몹시 석연찮다"며 "현재까지도 해임을 위해 저를 압박하는 여러 움직임이 있다. 이 때문에 그를 위한 빌미로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추측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B는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겠으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명예훼손을 한 바 있으니 부디 더 이상 복잡한 사안에 끼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