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서 '中수요 둔화'로 관심 돌렸다…WTI 2.14%↓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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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거래일 연속 상승세 꺾고 유가 급락
WTI 2.14%, 브렌트유 1.96% 떨어져
12~13일로 예정된 이란 공격 발생 않아
투자자는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관심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사그라들고, 투자자가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주목하면서 뉴욕 유가는 2% 넘게 급락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1달러(2.14%) 급락한 배럴당 78.3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1달러(1.96%) 떨어진 배럴당 80.69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4%, 3.3% 급등한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지난주부터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며 유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1일 미국 국방부가 중동 지역에 미사일 잠수함을 배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12일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12~13일로 예상됐던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발생하지 않으며 원유 시장은 안심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24~48시간 이내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가격을 책정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시장은 원유 가격에서 이러한 위험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시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놓은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관심을 돌렸다.
IEA는 13일 보고서를 내고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IEA는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9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이전 전망치보다 3만배럴 감소한 수치다. 작년 원유 수요 증가분(210만배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IEA는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전망치 조정의 이유였다고 밝혔다.
IEA는 올해부터 이미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폭이 하루 71만배럴에 그쳐 2022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을 제외하면 올해 2분기 원유 수요는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부진했다. IEA는 OECD 선진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 증가분에서 작년 중국의 비중이 3분의 2를 넘었지만 올해는 3분의 1가량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OPEC도 중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량을 하루 1억432만배럴로 예측하며 지난달(1억446만배럴)보다 전망치를 낮췄다.
그러나 중동 지역에서 확전 양상이 커지면 국제 유가가 다시 고공 행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롭 긴스버그 울프리서치 디렉터는 "미국산 원유가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바닥을 쳤고 현재 84달러대에서 저항에 직면해 있다"며 WTI가 84달러를 돌파할 경우 90달러 중후반대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츠 글로벌 상품전략 총괄은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가스 시장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일부 경제 지표와 공급 위험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WTI 2.14%, 브렌트유 1.96% 떨어져
12~13일로 예정된 이란 공격 발생 않아
투자자는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관심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사그라들고, 투자자가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주목하면서 뉴욕 유가는 2% 넘게 급락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1달러(2.14%) 급락한 배럴당 78.3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1달러(1.96%) 떨어진 배럴당 80.69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4%, 3.3% 급등한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지난주부터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며 유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1일 미국 국방부가 중동 지역에 미사일 잠수함을 배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12일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12~13일로 예상됐던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발생하지 않으며 원유 시장은 안심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24~48시간 이내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가격을 책정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시장은 원유 가격에서 이러한 위험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시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놓은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관심을 돌렸다.
IEA는 13일 보고서를 내고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IEA는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9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이전 전망치보다 3만배럴 감소한 수치다. 작년 원유 수요 증가분(210만배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IEA는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전망치 조정의 이유였다고 밝혔다.
IEA는 올해부터 이미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폭이 하루 71만배럴에 그쳐 2022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을 제외하면 올해 2분기 원유 수요는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부진했다. IEA는 OECD 선진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 증가분에서 작년 중국의 비중이 3분의 2를 넘었지만 올해는 3분의 1가량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OPEC도 중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량을 하루 1억432만배럴로 예측하며 지난달(1억446만배럴)보다 전망치를 낮췄다.
그러나 중동 지역에서 확전 양상이 커지면 국제 유가가 다시 고공 행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롭 긴스버그 울프리서치 디렉터는 "미국산 원유가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바닥을 쳤고 현재 84달러대에서 저항에 직면해 있다"며 WTI가 84달러를 돌파할 경우 90달러 중후반대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츠 글로벌 상품전략 총괄은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가스 시장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일부 경제 지표와 공급 위험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