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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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등 화장품주(株)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고꾸라지고 있다. 중국 사업이 여전히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하반기 비용 부담까지 예고되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선 사업 가치 대비 투자 심리가 더 악화된 '과매도 구간'이라며 추가 하락 시 분할 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맥스 주가는 직전일 대비 14.59% 급락한 11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분기 실적 기대감에 최근 2거래일 간 10.58% 뛰었으나 하루 만에 주가 되돌림을 했다.

전날 코스맥스 주가 급락은 실적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형은 커졌으나 이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코스맥스는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2% 증가한 1조78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코스맥스 상반기 연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분기 연결 매출액은 5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이 역시 코스맥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다만 중국법인 대손충당금 문제로 이익 수준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코스맥스의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922억원,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46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9%와 1.5%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 대비 18%나 덜 나왔다.

증권가에선 이번 실적 발표에서 본질 가치에 대한 투자 포인트가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하루 낙폭으로는 과대하다고 평가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편한 중국 실적을 감안해도 과도한 주가 하락 수준"이라며 "이미 중국 사업의 낮아진 눈높이는 최근 주가에 반영됐던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연초만해도 코스맥스는 11만~12만원대 주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 3월 13만원대를 상향 돌파하더니, 지난 6월 말 주가가 19만원대까지 터치했다. 그러다 7월 중순부터 주가는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실적 체력과 높은 매출증가율이 주요 투자포인트였는데 대손충당금 문제 때문에 물 들어왔을 때 노를 못 저은 것 같다"며 "최근 업황 강세로 경쟁사들의 추격도 무서워졌다"고 평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달간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로 '패닉 셀'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미 현재 주가에 대부분의 리스크가 반영돼 되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최대 실적 기대 업종이었던 만큼 화장품주에 대한 실망감이 낙폭 과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 6일 2분기 실적을 내놓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업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다음달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20%대 폭락했다.

전날 코스맥스 실적에 실망한 투심은 화장품주 전반으로 번졌다.

잉글우드랩은 전 거래일 대비 22.07% 급락한 1만278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잉글우드랩은 기초 화장품을 비롯해 색조와 자외선 차단제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화장품 업계 대장주격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전날 각각 3.07%와 3.08% 떨어졌다. 한국콜마(-7.09%), 토니모리(-4.07%)도 덩달아 약세를 나타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