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중장년 취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중장년 재취업 특강을 듣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중장년 취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중장년 재취업 특강을 듣고 있다. 뉴스1
내수 침체로 신음하는 서민경제가 고용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고, ‘나 홀로 사장’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만명 줄었다. 일을 하지도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20대는 코로나19가 한창이 2020~2022년을 제외하고 최근 20년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역대 최고 고용률이자 역대 최저 실업률"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4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5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7만2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0만명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4월(26만1000명) 이후 석 달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8%로, 작년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수 부진이 곳곳에서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등 경기 상황과 밀접한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크게 줄어서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만1000명 줄었다. 2013년 7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 5월부터 감소세인 건설업 취업자 수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건설업 근로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일용근로자 수도 7만1000명 감소했다.

‘나 홀로 사장’인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만명 감소했다. 나 홀로 사장 수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13만5000명 줄면서 8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는데, 지난달에도 이에 준하는 규모의 감소 폭이 나왔다.

청년층 취업난도 부각됐다. 15~64세 고용률과 달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6.5%로 작년 같은 달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20대 중 일을 하지도 않고 구직활동도 안 하는 ‘쉬었음’ 인구는 41만6000명으로, 지난해 2월(44만4000명)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004년 이후 월별 기준으로는 10번째로 높은 수치인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전 연령대 ‘쉬었음’ 인구도 251만1000명으로, 10.7%(24만3000명) 증가했다.

정부가 불리한 고용지표를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용률 30개월 역대 최고, 실업률 역대 최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기재부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월 대비 확대되면서 두 자릿수(17만2000명)를 회복하고,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핵심 취업 연령대인 20대 후반 고용률도 72.4%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