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앞세워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삼양식품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대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뛴 900억원에 육박했는데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전통의 라면업계 부동의 1위였던 농심(437억원)을 웃돈 실적이다. 삼양식품은 불닭 열풍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농심을 제친 바 있다.

삼양식품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 103.2% 폭증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인 894억원의 영업익을 올렸다고 14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103.2% 늘었다. 당초 삼양식품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는 814억원으로 추정됐는데 그이를 훌쩍 상회했다. 매출 역시 4244억원으로 48.7%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농심은 영업익 437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매출원가 및 경영비용 부담이 늘어난 탓이라는 설명. 순이익은 428억원으로 4.9% 줄었다. 다만 매출은 내수와 수출에 힘입어 2.8% 증가한 8607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 21%는 식품업계에선 "믿기 힘든 수치"라고 할 만큼 '역대급'이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음에도 불구하고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높은 점이 삼양식품 수익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2분기 삼양식품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9% 늘어난 3321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3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수익성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 대폭 늘면서 영업익도 따라 올랐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해외 비중은 78%까지 늘었다. 특히 삼양식품은 미국 시장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면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채널 입점이 늘었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7140만달러(약 972억원)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80% 중반이던 미국 월마트 입점률이 지난 5월 90% 초반으로 확대됐고, 연말에는 월마트 전 매장에 불닭볶음면 입점이 가능해 보인다”며 “특히 미국에서 2분기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불닭 챌린지가 확산했는데, 까르보 불닭볶음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삼양식품은 또 최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에 유럽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유럽 수출 비중은 2019년 6%에서 지난해 15%, 올해 상반기 기준 19%로 비중이 확대되며 또 하나의 주요 수출지역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 중심이었던 수출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미국, 유럽 등이 해외 부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명서 “최근 유럽법인 설립으로 주요 수출지역에 모두 판매거점을 갖추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익은 8101억원, 1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6%, 149.6% 늘었다.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영업익만 해도 창사 이래 최초 1000억원을 돌파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475억원)을 이미 넘었다.

증권업계는 올해 삼양식품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1조4076억원이다. 지난해 1조1929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 벽을 넘어선 이후 또 한 번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중 밀양 2공장이 준공되면 기존 대비 생산 능력이 약 40% 증가할 것”이라며 “지금의 높은 인기가 유지된다면 오는 2026년에는 무리 없이 매출 2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