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도 '역대 최대'…5대 손보사 순익 18.7%↑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의 영향에도, 양질의 장기보험 신계약 성장과 수익성 중심의 매출 전략으로 높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국내 상위 5대 손보사의 2024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조8,3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754억 원)보다 18.7%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3,1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했으며 DB손해보험은 23.2% 증가한 1조4,720억 원, 현대해상은 67.6% 증가한 8,330억 원을 시현했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은 8.9% 증가한 5,720억 원, 메리츠화재는 22% 증가한 9,97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번 상반기 실적은 양질의 신계약 확보와 장기보험의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보장성 신계약 매출이 월 평균 183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3% 성장했다.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1조6,3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올 상반기 기준 CSM 규모는 전년말 대비 6,525억 원 증가한 13조9,553억 원을 기록했으며, CSM 상각익 증가로 보험손익은 9,048억 원을 시현했다.

DB손해보험도 이 기간 보험손익이 전년보다 21.6% 증가한 1조972억 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4,075억 원으로 상반기 총 CSM 잔액은 12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장기보험의 경우 운전자보험과 간편보험 등 상품경쟁력 기반의 보장성 신계약 성장에 따른 CSM 증가, 의료파업 등 이슈가 영향을 줬다"며 "일반보험의 경우에도 우량물건 중심의 담보인수를 강화했고, 지난해 괌 태풍사고의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현대해상의 영업이익도 1조1,1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9% 증가했고 보험손익은 118.7% 증가한 9,088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신계약 CSM은 4,354억 원으로 올 상반기 기준 CSM은 9조2,444억 원을 시현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 관련 손해액 개선과 일부 질병담보 청구 안정화 등으로 보험금 예실차 손익이 개선되고, CSM과 위험조정(RA) 상각수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자동차보험의 경우 누적된 자동자보험 요율 인하 영향에 따라 손해율은 소폭 악화됐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상위 3개사의 자동차보험 올 상반기 누적 손해율은 79.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p 상승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 이어진 역대급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이 반영되면 손해율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실적에 힘입어 일부 손보사들은 '밸류업'을 위한 주주환원책도 내놨다. DB손해보험은 이날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중장기 목표로 올해 주주환원율을 상향한다고 밝혔다. 지급여력비율(K-ICS)의 안정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면 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메리츠금융은 올 한해 총 주주환원율 목표를 51.2%로 설정하고, 내년도에도 중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연결손익의 50% 이상을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할당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이날 IR에서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이 지금과 같이 10배 미만에 있을 경우 하반기도 상반기와 유사한 규모와 속도로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M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MG손해보험의) 가격이 적절한지, 그 사업을 이끌 인재가 확보돼 있는지 리스크 규모와 성격 등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지 기준을 살펴봐서, 주주가치 제고에 맞으면 완주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할 것"이라며 "단순 외형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