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에도 고성능 스마트폰 반도체를 개발해 세상을 놀라게 한 화웨이가 이번에는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개발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검색 엔진 운영사 바이두 등과 최신 AI 프로세서 어센드910C(중국명 성텅910C) 판매를 논의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고객사에 어센드910C 성능이 지난해 출시된 엔비디아의 H100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초기 주문량은 약 7만 개로 20억달러(약 2조7300억원)에 달한다. 이르면 10월 상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WSJ는 화웨이가 “미국의 방해를 뚫고 미국과 그 동맹국이 만드는 (고성능 AI칩) 제품의 대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2019년부터 화웨이를 제재 대상 기업 명단에 올려놨다. 화웨이는 이러한 제재를 뚫고 7나노미터 공정 프로세서를 내장한 스마트폰 ‘메이트60’을 출시했다.

미국 정부가 H100 등 엔비디아 최신 고성능 AI칩 수출을 가로막으면서 중국 기업은 그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엔비디아의 H20을 사용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애널리스트는 “어센드910C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하는 B20보다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가 중국에 고급 칩을 제공하지 못하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는 이를 대비해 최근 몇 주간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를 비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