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AI시대의 성장과 분배 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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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성장·분배 효과
관련 주가 등으로 추론 가능
AI가 성장·분배에 미치는 영향
밀접히 얽힌 탓 나눠 보기 힘들어
시장 자율 확대·재정 건전화로
AI 영향 '선순환'되게 유도해야
김준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관련 주가 등으로 추론 가능
AI가 성장·분배에 미치는 영향
밀접히 얽힌 탓 나눠 보기 힘들어
시장 자율 확대·재정 건전화로
AI 영향 '선순환'되게 유도해야
김준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학계, 정부, 기업, 금융시장, 언론을 망라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다가올 AI 시대의 성장과 분배 계산서를 불완전하나마 미리 고민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의 몇 가지 사건이 눈길을 끈다.
첫째는 과열 양상을 보이던 AI 관련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5일 발생한 아시아 증시 사상 최악의 블랙먼데이는 미국발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촉발했지만 AI 관련 주가가 ‘거품’일 수 있다는 시장의 의구심도 한몫했다. 머신러닝에 필요한 데이터 부족, AI 시대에 요구되는 대규모 인프라 및 전력 비용 등에 대한 우려가 의구심을 키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 비관은 금물이다. AI의 성장계산서에 대한 학계와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둘째는 ‘AI 시대에 돈 버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문제가 부상하는 점이다. 과거 미국의 골드러시와 철도 건설, 개인용 컴퓨터(PC) 발명, 인터넷 혁명 등의 역사적 진행 과정에 비춰 볼 때 AI 기술 확보 자체도 중요하지만 확보한 기술을 생산활동에 얼마나 자유롭게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AI의 효과적 활용이 AI 시대의 기업 경쟁력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의 성장계산서를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물론 딥페이크 같은 비윤리적인 AI 악용 위험도 성장계산서에 반영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은 두 명의 한국 경제학자가 국내 데이터를 사용해 기업의 자본투자(시설투자+소프트웨어 투자)와 노동수요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연구논문 사이트인 NBER에 최근 발표됐다. 논문의 핵심 요지는 기업의 시설투자는 노동수요를 확대하지만, 소프트웨어 투자는 노동수요를 대체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이윤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소득불균형이 확대되는 원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동시에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없을 경우, 소프트웨어 투자의 핵심으로 부상한 AI의 분배계산서가 상당히 부정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성장과 분배를 포괄하는 AI의 종합계산서는 어떨까? 이 문제를 고민하는 데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성장계산서와 분배계산서가 각각 독립된 계산서가 아니라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심각한 분배 악화는 산업현장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초래하고 이에 따라 성장도 위협받을 위험이 있다. 반대로 양호한 성장계산서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정 여력의 강화로 이어지면서 분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에는 우리에게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룩하거나 반대로 성장과 분배 모두를 놓치는 악순환에 빠지는 양극단의 선택지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양자택일의 갈림길에서 선순환을 이룩하기 위한 해답은 대부분 이미 나와 있다. 선순환으로 가는 길이 새로운 경제학 지식이나 혜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시장의 자율 조정 기능을 활성화하고 교육의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전재정과 효과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해 사회통합을 지원하는 등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현대 경제학의 검증된 이론인 동시에 우리 경제의 성공과 실패에서 얻은 경험칙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단순 명료한 해법을 실행에 옮기는 출발점이 정치의 영역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좌절하게 만든다. 무의미한 정쟁과 무책임한 표풀리즘을 넘어 이제는 헌법 가치와 법치주의 훼손마저 걱정해야 하는 우리의 척박한 정치 풍토에서 AI 성공시대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많은 경제학자는 AI의 본질을 예측기계(prediction machine)로 인식하고 있다. AI가 가져올 막대한 경제적 편익의 원천이 정확한 예측이라는 시각이다. 비록 경제 분야는 아니지만, AI가 예측하는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참고로 정치인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군 중에서도 상위에 랭크돼 있다고 한다.
첫째는 과열 양상을 보이던 AI 관련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5일 발생한 아시아 증시 사상 최악의 블랙먼데이는 미국발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촉발했지만 AI 관련 주가가 ‘거품’일 수 있다는 시장의 의구심도 한몫했다. 머신러닝에 필요한 데이터 부족, AI 시대에 요구되는 대규모 인프라 및 전력 비용 등에 대한 우려가 의구심을 키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 비관은 금물이다. AI의 성장계산서에 대한 학계와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둘째는 ‘AI 시대에 돈 버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문제가 부상하는 점이다. 과거 미국의 골드러시와 철도 건설, 개인용 컴퓨터(PC) 발명, 인터넷 혁명 등의 역사적 진행 과정에 비춰 볼 때 AI 기술 확보 자체도 중요하지만 확보한 기술을 생산활동에 얼마나 자유롭게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AI의 효과적 활용이 AI 시대의 기업 경쟁력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의 성장계산서를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물론 딥페이크 같은 비윤리적인 AI 악용 위험도 성장계산서에 반영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은 두 명의 한국 경제학자가 국내 데이터를 사용해 기업의 자본투자(시설투자+소프트웨어 투자)와 노동수요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연구논문 사이트인 NBER에 최근 발표됐다. 논문의 핵심 요지는 기업의 시설투자는 노동수요를 확대하지만, 소프트웨어 투자는 노동수요를 대체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이윤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소득불균형이 확대되는 원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동시에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없을 경우, 소프트웨어 투자의 핵심으로 부상한 AI의 분배계산서가 상당히 부정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성장과 분배를 포괄하는 AI의 종합계산서는 어떨까? 이 문제를 고민하는 데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성장계산서와 분배계산서가 각각 독립된 계산서가 아니라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심각한 분배 악화는 산업현장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초래하고 이에 따라 성장도 위협받을 위험이 있다. 반대로 양호한 성장계산서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정 여력의 강화로 이어지면서 분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에는 우리에게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룩하거나 반대로 성장과 분배 모두를 놓치는 악순환에 빠지는 양극단의 선택지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양자택일의 갈림길에서 선순환을 이룩하기 위한 해답은 대부분 이미 나와 있다. 선순환으로 가는 길이 새로운 경제학 지식이나 혜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시장의 자율 조정 기능을 활성화하고 교육의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전재정과 효과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해 사회통합을 지원하는 등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현대 경제학의 검증된 이론인 동시에 우리 경제의 성공과 실패에서 얻은 경험칙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단순 명료한 해법을 실행에 옮기는 출발점이 정치의 영역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좌절하게 만든다. 무의미한 정쟁과 무책임한 표풀리즘을 넘어 이제는 헌법 가치와 법치주의 훼손마저 걱정해야 하는 우리의 척박한 정치 풍토에서 AI 성공시대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많은 경제학자는 AI의 본질을 예측기계(prediction machine)로 인식하고 있다. AI가 가져올 막대한 경제적 편익의 원천이 정확한 예측이라는 시각이다. 비록 경제 분야는 아니지만, AI가 예측하는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참고로 정치인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군 중에서도 상위에 랭크돼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