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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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통틀어 흉부외과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는 단 12명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107명이었던 흉부외과 전공의가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 이후 대거 사직하면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기간에 흉부외과를 지원한 전공의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는 전공의 추가 모집에도 지원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사람을 살리는 흉부외과의 모습을 부각하며 선풍적 인기를 보았지만, 현실에서 김사부는 점점 더 찾기 어렵게 된 셈이다.

내년에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최대 6명, 내후년에는 1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은퇴하는 흉부외과 의사는 각각 33명 54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맡아야 하는 한 해 2만건의 심장 수술·폐암 수술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비상대응반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사직한 전공의에 대해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모집 기간을 연장했지만, 현재까지 지원자가 많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이들은 병·의원에 재취업하는 등 '일반의'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련을 중단하는 것과는 별개로 의료 현장에 돌아온 것이다. 지난 12일 기준 레지던트 사직자 6590명 중 971명(14%)이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지난 5일 기준 취업자(625명)보다 346명 늘었다.

이 중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등에서 전공의 때와 비슷한 당직 등의 업무를 하는 사직 레지던트가 42%에 이른다. 일부에선 내년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임상 경험을 쌓을 우회로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