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주식 절반 판 버핏, '미국판 올리브영' 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사진)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 애플 보유 지분을 대폭 줄인 반면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알려진 화장품 소매 업체 울타뷰티와 항공기 부품 제조사 헤이코를 포트폴리오에 새로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벅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울타뷰티와 헤이코 주식을 각각 69만 주, 104만 주 매수했다. 포트폴리오 비중은 0.1% 미만에 불과하지만 벅셔해서웨이의 선택을 받았다는 소식에 시간 외 거래에서 울타뷰티는 약 13%, 헤이코는 3% 올랐다. 벅셔해서웨이는 석유 회사 옥시덴털페트롤리엄(4.86%→5.83%)과 보험 회사 처브(2.03%→2.5%) 비중도 높였다.

지난 분기 벅셔해서웨이는 신규 투자보다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2분기에 772억달러어치 주식을 매도한 반면 매수 규모는 16억달러에 불과했다. 현금 보유액은 3월 말 1890억달러에서 6월 말 2769억달러로 46.5% 늘렸다.

벅셔해서웨이는 이달 초 2분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보유 현황을 공개하며 애플 보유 지분 가치를 절반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업체 스노플레이크, 에너지 회사 셰브런, 대형 은행 캐피털원파이낸셜, 통신 회사 T모바일, 대형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글로벌 등의 지분도 2분기에 전량 매도하거나 비중을 낮췄다. 3분기에도 매도세는 계속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달 중순 이후 12거래일 연속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 38억달러어치 이상을 팔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호실적에 힘입어 상반기 주가 상승률이 16.7%에 달하는 등 오름세를 나타내자 일부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벅셔해서웨이가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을 매각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