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흑자를 낸 삼성중공업이 직원들에게 인당 수백만원의 공로금을 지급한다. 이 회사가 일회성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조선업 ‘훈풍’에 수주가 밀려들자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사기를 돋우기 위한 차원이다.

'가동률 112%' 삼성重, 수백만원 깜짝 공로금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생산직, 사무직 사원·대리에게 오는 21일 ‘경영위기극복공로금’을 지급한다. 간부급 등 나머지 인원에겐 올해 흑자를 달성하면 내년 격려금 형태로 줄 예정이다. 전체 지급 규모는 수백억원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333억원의 이익을 냈고 올해도 흑자가 확실시된다. 증권업계에선 4600억원 규모로 작년보다 두 배에 달하는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보상은 과거 구조조정 당시 월급을 반납한 직원에게 임금을 돌려주는 성격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업황이 침체한 2016년 자금난에 빠져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자구안에 인력 감축, 임금 동결·삭감, 독 폐쇄 등이 포함됐다. 사무직은 직급별로 15~30%의 임금을 반납했고, 생산직도 임금의 10%를 회사에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임금 반납 등 어려운 시기 고통을 분담한 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밀려드는 수주 덕에 삼성중공업은 지난 상반기 기준 가동률이 평균 112%에 달했다. 2022년엔 가동률이 86%에 그쳤지만 지난해 97%로 올라갔고 올해는 가동 가능한 시간을 넘겨서 조업하고 있다. 조선소 중에선 HD현대삼호(118%)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가동률이다. 수주 잔액은 상반기 기준 33조3569억원으로 지난해 말(28조4123억원)보다 17.4% 늘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