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오는 9월 금리 인하폭은 다음달 고용 지표 결과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달 말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위한 포석을 깔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을 밝혔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는 사후 대응에 그쳐선 안 되고 선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통화 완화로 전환할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3년여 만에 3%를 밑돌았다.

금리 인하폭 등 세부 내용은 다음달 6일 공개되는 8월 고용 지표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구하 부회장은 “이제 Fed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노동 관련 지표를 우선으로 한다”며 “향후 입수될 노동 관련 데이터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하 부회장은 8월 고용 지표가 7월보다 양호하면 올해 남은 세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고 내년 1분기에 필요시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8월 고용 지표가 부진을 이어간다면 Fed가 9월과 11월에 0.5%포인트씩 ‘빅컷’ 인하에 나설 것으로 봤다. 구하 부회장은 노동시장에 균열이 일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날 경우 12월까지 2~2.5%포인트의 대폭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통신에 Fed 주요 목표인 인플레이션 및 고용시장 상황과 관련해 “고용 측면의 우려가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굴즈비 총재는 7월 실업률 상승을 두고 노동참여율 상승에 따른 측면이 있다면서도 “안정적 수준으로 진정되는 게 아니라 단기적으로 더 안 좋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연 5.25∼5.5%인 미국 기준금리는 경제가 과열됐을 때만 적절한 수준”이라며 “매우 제약적”이라고 말했다. 또 “침체에 접어들거나 침체를 향해 간다고 생각할 경우 금리 인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상황이 금리 인하 규모를 정당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