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 내리면 두자릿수 수익률…글로벌 뭉칫돈 몰렸다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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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글로벌 자금이 대규모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장기채 ETF에 순유입된 금액은 지난 6월 1년여 만에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장기채 ETF에 다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1% 내리면 두자릿수 수익률…글로벌 뭉칫돈 몰렸다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16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 올 들어 뭉칫돈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6월부터다. 6월 한 달 동안 48억3308만달러(약 6조6800억원)가 순유입됐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순유입 금액(3억1675만달러)의 약 15배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미국 장기채 ETF 투자 바람이 분 지난해 7월(49억3776만달러) 후 가장 많은 순유입 규모다.

지난 7월에도 29억210만달러가 순유입되며 매수세가 이어졌다. 8월 들어서는 둘째주까지 12억7820만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TLT는 미 장기채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이다. 서학개미도 올 들어 이 ETF를 1억9902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TLT는 올해 들어 6월까지 8% 하락했지만, 7월부터 이날까지 8.23% 상승하며 낙폭을 회복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미 장기채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고점론이 확산하면서 장기채 ETF에 다시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점치고 있다. 0.25%포인트를 인하할 확률은 72.5%, 0.5%포인트를 인하할 확률은 27.5%다.

미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웰스파고, TD증권 등은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은행과 모건스탠리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세 차례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조원 넘게 순매수한 미 장기채 ETF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 순매수액이 올 들어 3937억원에 달한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는 최근 3개월 동안 6.74% 상승했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를 사들이는 상품인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엔화 강세 이어지며 같은 기간 12.7%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장기채는 금리 변동에 민감해 금리가 1%포인트만 내려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다”며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인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데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