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무슨 하드랜딩"…버핏, 애플 매도 끝?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8월 15일 목요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는 부풀려 졌던 것 같습니다. 15일(미 동부시간) 발표된 7월 소매판매, 주간 실업급여 청구 데이터는 모두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력함을 나타냈습니다. 월마트도 탄탄한 실적을 내놓고 '소비자 건강에 이상 없다'라고 증언했고요. '골디락스'급 데이터에 성장 두려움은 사라지고 연착륙 희망이 다시 부상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등하고, 채권 시장에서 금리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다음 달 50bp(1bp=0.01%포인트)를 올릴 것이란 기대는 약화했지만, 투자자들은 침체 우려를 떨쳐낸 데 행복해했습니다. 물론 ▲7월 PCE 물가(8월 30일) ▲8월 고용보고서(9월 6일) ▲8월 CPI (9월 11일)에 따라 여전히 첫 금리 인하 폭이 25bp가 될지, 50bp일지 달라질 수 있고요. 다시 침체 우려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15일 아침 8시 30분 발표된 경제 데이터들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① 모두를 놀라게 한 소매판매

7월 소매판매는 이전 달보다 1.0%나 증가해 2023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6월 수치가 0%에서 -0.2%에서 하향 수정된 걸 고려해도 강했습니다. 월가는 0.4% 증가를 예상했었는데요. 그것도 지난 6월 자동차 판매가 딜러망 해킹 사건으로 느려졌다가 7월 회복된 것을 고려해 높게 추정한 것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좋게 나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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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내용도 강했습니다. 13개 카테고리 중 10개가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와 부품이 3.6%나 늘었고요. 전자제품(1.6%), 식음료(0.9%), 건축 자재(0.9%), 건강/개인 관리(+0.8%), 가구(0.5%) 등도 판매가 증가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유일한 서비스 범주인 레스토랑과 바의 지출은 0.3%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4% 증가해 월가 추정 0.2%보다 더 많이 늘었고요.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 자재 등 변동성 큰 요인을 모두 뺀 통제그룹의 소매판매도 0.3% 늘었습니다. 예상 0.1%보다 많았죠. 이 통제그룹의 판매가 국내총생산(GDP)을 계산하는 데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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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소매업체 매출은 7월 월가 컨센서스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매출을 늘렸다. 증가세는 광범위했고 소비자가 신중해지고 있다는 데이터와 상충했다. 소비자는 까다로워졌을 수 있지만, 여전히 지출하고 있다. 8월에 어느 정도 하향 수정될 수 있다 해도 이런 소비 모멘텀은 탄탄한 3분기 성장을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7월 소매판매가 1% 증가한 원동력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다. 하지만 전반적인 데이터는 소비 지출의 지속적 회복력을 나타내며 이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낮출 것이다. 3분기 실질 소비가 약 2%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유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BMO는 "소비자의 회복력은 7월에도 온전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해 하반기 고용 증가 둔화, 실업률 상승, 기록적 신용카드 부채 속에서 실질 소비 지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평균 시간당 소득은 1년 전보다 3.6% 상승했는데요. 이는 최근 인플레 속도보다 높지만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② 2주 연속 감소한 실업급여 청구

주간(~10일) 실업급여 청구는 이전 주보다 7000건 감소한 22만7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 23만5000건을 밑돌았습니다. 2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7월 6일 이후 최저입니다. 2주 이상 계속해서 청구한 지속 청구 건수도 186만4000건으로 이전 주보다 7000건 감소했고 추정치 187만 건을 하회했습니다. 지속 청구 건수가 줄어든 것은 4주 만에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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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글래스의 가이 버거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청구는 7월 초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지속 청구도 감소했다. 계절적으로 여름이 지나면 청구 건수가 줄어드는 예년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초기 청구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상당히 안심되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정리하면 노동시장과 소비가 모두 건강한 것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무슨 하드랜딩?'(What hard landing?)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7월 소매판매는 우리의 연착륙 전망과 일치한다. 또 실업급여 청구 감소는 여전히 견고한 노동시장이 소비 지출을 떠받치고 있다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은 "강력한 소매판매 데이터와 예상보다 낮은 실업급여 건수로 Fed의 정책 실수에 대한 우려가 완화했다.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가 침체를 피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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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나온 월마트의 실적에서도 소비가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2분기(~7월 26일) 미국 동일매장 매출은 1년 전보다 4.2% 증가했습니다. 예상 3.5%보다 나은 수치입니다. 이익은 주당 67센트로, 월가 추정 주당 65센트보다 높았습니다. 월마트는 가이던스를 높였고, 3분기 순 매출이 3.75~4.7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더그 맥밀런 CEO는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소비자가 약해지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존 레이니 CFO는 "소비자는 여전히 선택적이고, 분별력 있고, 가치를 추구하지만, 소비자 건강이 추가로 악화하는 건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전망에 대해 약간 조심하는 것이 책임감 있고 신중한 일이지만,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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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예상보다 강력한 소매판매, 실업급여 신청 감소, 월마트 매출 증가를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성장 3연승”이라고 밝혔습니다.

데이터가 나온 뒤 금리는 10bp 이상 치솟고, 주가지수 선물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시장 움직임을 보면 최근 인플레이션/금리가 아니라 성장 추세가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주요 동력이었다면 이런 '뜨거운' 데이터에 주가는 하락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가 강하다면 Fed가 9월 금리를 동결하는 건 아닐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준금리는 여전히 5.25~5.5%로 높고요. 7월 소비자물가(CPI)에서 보듯 인플레이션이 둔화했기 때문에 제약적 금리를 유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오늘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회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강화했다. 노동시장은 더 인플레에 명확한 상향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 정책 조정이 적절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침체 가능성이 약간 증가했지만 많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금리는 적당히 제약적인 데서 덜 제약적 정책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하에 열려있다며 "늦게 할 여유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올해 말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소비와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9월 50bp 인하에 대한 기대는 약화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9월 50bp 인하 베팅은 전날 36%에서 25%로 낮아지고, 25bp 인하 베팅이 64%에서 75%로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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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인플레이션, 소매판매 및 고용 데이터는 50bp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것이다. 우리는 9월 25bp를 시작으로 올해 세 번 25bp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더 강력한 소매판매와 실업급여 청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하가 50bp보다 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9월 50bp 인하로 예상을 바꿨는데요. 오늘 "제롬 파월 의장은 오는 23일 잭슨홀 연설을 통해 제약적 통화 정책의 질서 있는 철회(orderly withdrawal)에 관한 사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질서 있는 철회란 50bp가 아닌 25bp 인하를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소매판매나 실업급여 청구는 변동성이 큽니다. 웰스파고는 "소매판매가 7월까지 유지되면서 공격적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급성이 다소 후퇴했다. 그러나 소매판매는 주로 상품 소비를 다루고 월별로 대규모 수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성장에 대한 신호로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데이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③ 급감한 산업 생산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6월 수치도 애초 0.6% 증가에서 0.3% 증가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제조업(-0.3%)이 문제였고, 그중에서도 자동차 생산이 7.8%나 줄었죠. 여름 공장 재정비 때문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은 매달 큰 변동성을 겪고 있죠. Fed는 또 허리케인 베릴이 약 0.3%포인트를 끌어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 요인 외에도 제조업 사정은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오늘 발표된 8월 뉴욕 연은의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은의 지역 제조업 지수도 모두 위축 영역에 있었습니다. 엠파이어 지수는 1.9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4.7포인트를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20.9포인트 급락해 -7.0으로 떨어졌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위축(-46.8) 영역에 있고요. 제조업이 어려운 건 뭐니 뭐니 해도 높은 금리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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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위기 수준의 주택 경기

고금리 직격탄을 맞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부동산입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HMI)는 7월 43에서 8월 39로 떨어져 올해 최저로 낮아졌습니다. 팬데믹 초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이 지수는 현재 및 미래 주택 판매 수준에 대한 건설업체의 의견을 받아 구하는데요. 약 900개의 업체가 참여하며 50을 기준으로 50보다 낮으면 부정적 전망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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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가 좋았지만, 산업생산 등이 나쁘다 보니 골드만삭스는 3분기 GDP 추정치를 연율 2.6%에서 2.4%로 낮췄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도 2.9%에서 2.4%로 뚝 떨어뜨렸습니다.

결국, 9월 인하는 확정적인 가운데 25bp를 내릴 것이냐, 50bp를 내릴 것이냐 하는 것은 여전히 FOMC 이전까지 나오는 ▲7월 PCE 물가(8월 30일) ▲8월 고용보고서(9월 6일) ▲8월 CPI (9월 11일) 데이터에 달려있다는 시각이 강합니다.

오후 4시께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9.9bp 오른 3.921%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14.8bp나 뛴 4.095%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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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7~1.2% 상승세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다우는 1.39%, S&P500 지수는 1.61%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2.34% 올랐고요. S&P500 지수는 6일 연속 상승하며 6.6% 뛰었습니다. 2022년 11월 이후 가장 좋은 성과입니다. 지난주 월요일 장중 바닥부터 따지면 8%나 올랐습니다. 이제 사상 최고가 기록까지 다시 2%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후퇴하자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2.45%나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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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6.58% 뛰었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예상을 뛰어넘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스코도 6.8%나 급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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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4.05%, 테슬라가 6.34%, 아마존이 4.40% 뛰는 등 매그니피선트 7 주식이 일제히 크게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는 며칠째 급등 중인데요. 구글의 에릭 슈미트 전 CEO의 스탠퍼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AI와 관련해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저는 대기업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AI 인프라에 200억 달러, 500억 달러,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3000억 달러가 모두 엔비디아에 투자된다면, 주식 시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죠”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는 "주식 추천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탠퍼드대는 그의 강연이 담긴 동영상을 이틀 전 올렸다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건 엔비디아 관련 발언 탓이 아니라 '구글이 왜 AI 선두 자리를 오픈AI나 앤스로픽 같은 스타트업에 뺏겼는가'라는 질문에 슈미트가 “구글이 승리보다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반면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은 지옥처럼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 때문일 겁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발언을 철회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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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5.07% 뛰었습니다. 빌 애커먼의 퍼싱 스퀘어가 13F를 통해 2분기 말까지 300만 주를 새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난 덕분입니다. 나이키는 올해 들어 어제까지 주가가 3분의 1 가까이 하락했지요.

폴 싱어의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분을 두 배로 늘린 엣시도 4.33% 올랐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새롭게 69만 주를 매수한 얼타 뷰티는 11.17%나 폭등했습니다. 역시 버크셔가 104만 주를 취득한 항공우주업체 헤이코(heico)는 개장과 함께 9% 뛰었지만 결국 1.0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버크셔는 한때 7억8937만 주나 갖고 있던 애플 지분을 절반으로 줄였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 일부에선 2분기로 애플 주식 매각이 끝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어제 공개된 버크셔의 13F 서류를 보면 6월 말 기준 애플 보유 주식 수가 정확히 4억 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버크셔가 오랫동안 보유 중인 코카콜라 주식 수와 같습니다. 버핏의 투자 활동을 추적해온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카스 교수는 "버핏이 0으로 끝나는 숫자를 좋아한다면 애플 주식을 추가 매각할 계획이 없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버핏은 지난 5월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로 선정된 그렉 에이블이 자신의 뒤를 이어 CEO가 될 때도 회사가 여전히 애플 주식을 소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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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헤지펀드들의 13F 서류를 참고하는 투자자가 많은데요. 이들의 투자가 매번 성공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빅숏'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에셋은 알리바바 지분을 크게 늘렸는데요.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급등했다가 급락해 거의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오늘 발표한 2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고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7월 대규모 매도가 발생하기 직전에 빅테크 주식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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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지수( VIX)는 7월 23일 이후 최저인 15.45로 마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VIX가 지난 5일처럼 35 이상으로 치솟은 채 마감했을 때는 장기 중간값인 17.6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평균 170거래일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7일 만에 그 수준 아래로 내려온 것입니다. 다만 VIX가 급락했지만, VIX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VVIP(VIX Volatility Index)는 여전히 100 이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시장이 변동성이 끝났다고 완전히 믿지는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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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는 최근 시장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계절성과 재조정된 기대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지속해서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크리스천 놀팅 글로벌 CIO는 "이제는 좋은 소식은 좋은 소식이고 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9월 금리 인하와 빅테크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 지정학적 긴장 등을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았습니다.

시장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걱정도 여전히 있는데요. BCA리서치는 "기본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와 'AI 버블'은 하나의 같은 트레이드라면서 AI 주가가 유지되려면 일본의 이자율은 상승해서는 안 되고, 엔화는 상승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값싼 엔을 빌려서 AI 주식에 투자했다는 얘기죠.

어제 일본의 2분기 GDP 성장률은 0.8%, 연율로는 3.1% 성장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예상을 넘어선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일본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일본 정부 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여서 일본은행이 당분간 인상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엔화는 1달러당 149엔대까지 떨어져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정점을 넘어갔고 더는 급격한 시장 변동을 부르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만약 미국이 연착륙하고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 시가총액 가중치 S&P500 지수가 아니라 동일 비중 S&P500 지수에 투자하라는 권고도 있습니다. 찰스 슈왑은 "시가총액 기준이 아닌 모든 주식을 같이 평가하는 S&P500 Equal Weight Index (SPXEW)를 주시하라. 지난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이 대형주에서 벗어나 더 광범위한 시장으로 움직이면서 SPX보다 수익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 가지 의문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이런 추세가 지속할지 여부다. 때때로 경기가 부진하고 이익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 투자자들은 막대한 현금 흐름과 견고한 마진을 가진 대형주에 몰렸다. 그래서 SPXEW는 SPX보다 주가수익비율 (P/E)가 낮은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