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라 랩-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허드슨 연구소가 개최한 ‘캠프 데이비드 회의 후 1년’ 대담에서 "우리는 이 관계를 장기적 전략 관계로 구축하는 것을 지속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올해가 가기 전에 또 다른 3국 정상회의를 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8월18일 미국 워싱턴 인근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들은 회담 후 3국 간의 안보 협의체를 출범시켰고 이는 윤 대통령의 주요 외교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

실무자로서 이 정상회담의 준비와 실행에 참여했던 랩-후퍼 선임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생력 있는 지역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겼고 정부 출범 당시부터 한일관계 강화를 지원했다"며 "이는 동맹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뿐 아니라 지역 전체의 집단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캠프 데이비드 이후 "3자간 국방 협력이 급속히 강화됐으며 작년 가을에는 3자가 공중훈련을 함께 실시했고, 실시간 미사일 데이터 경고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북한의 도발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사이버 범죄와 암호화폐 자금 세탁을 통해 북한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3자 이니셔티브와 공급망 조기경보 메커니즘도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3자 회담 결과로서 "한국과 일본이 과거에는 자국을 중심으로 판단하던 문제에 대해 (미국처럼) 원칙적인 입장을 취하고 기꺼이 나선다"는 점을 꼽았다. 그 예로 "중국이 영토 분쟁 문제로 필리핀을 압박할 때 한국이 일관되게 원칙적인 입장을 취했다"며 한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입장을 표명한 것을 발전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남중국해에 대해 매우 명확하고 원칙적인 입장과 협력체제를 갖고 있었지만, 한국이 윤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이렇게 명확하게 나서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라 랩-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허드슨연구소 동영상 캡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라 랩-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허드슨연구소 동영상 캡처
그는 북한 문제가 한미일 3국의 협력에 있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러의 밀착에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랩-후퍼 보좌관은 "북한은 수년간 큰 도전이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세 나라 모두에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도움 덕분에 북한은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현금과 여러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동시에 우리는 북한이 한미 양자 동맹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는 것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며 "이 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이자 (북한) 억제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랩-후퍼 보좌관은 "북한에 약간의 대화의지라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여러 수준에서, 여러 기회에 접근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는 거절당했다"고 했다. "우리가 본 행동 패턴은 북한이 우리와의 교류에 관심이 없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비록 우리의 초점은 북한의 불법 무기체계 및 비핵화에 맞춰져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평양이 적어도 (한미일 3국 중) 한 곳과만이라도 교류하기로 결정하기를 희망한다"며 "그럴 경우 우리는 3자로서 그 교류가 가능한 최대한의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