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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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방학이라 한국에 왔는데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제발 찾아주세요."

영국에 거주하다 잠시 한국에 입국한 5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출국 직전 무사히 지갑을 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A씨는 "자식들 얼굴 보려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전남대 근처에서 지갑을 떨어뜨린 것 같다. 곧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데 지갑에 영국 카드와 신분증이 있어서 그전까지 꼭 찾아야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4팀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A씨가 전남대학교에서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다가 지갑을 떨어뜨린 장면을 발견했다.

이후 흰색 티에 검정 바지와 모자를 쓴 남성이 슬그머니 나타나 바닥에 떨어진 지갑을 슬쩍 주워가는 모습이 CCTV에 담긴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갑을 주워 차를 타고 학교를 빠져나가는 범인의 행동을 보고 남성이 지갑의 주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훔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범인이 타고 간 차량을 추적, 2시간 만에 그의 인적 사항과 주소를 알아냈다.

자택에서 검거된 50대 남성 B씨는 "지갑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순간 욕심이 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지갑에는 잃어버린 57만원과 영국에서 쓰는 카드, 신분증 등이 그대로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곧바로 지갑을 회수해 A씨에게 소식을 전했다. B씨는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이었던 지난 15일 오전, A씨는 경찰서에 방문해 무사히 지갑을 돌려받았다. 그는 "출국 일자가 코 앞이라 걱정했는데 이렇게 빨리 지갑을 찾게 될 줄 몰랐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광용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4팀장은 "신고자의 급박한 사연을 듣자마자 빨리 지갑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항상 신속한 수사로 시민들의 사건, 사고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