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670억어치 롯데건설 회사채 산 개미들…업황 회복에 베팅 [류은혁의 채권 투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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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교과서 <2>
분석편, 롯데건설 회사채
670억어치 미매각 물량 담은 개인
금리 5.6~5.8% 사이…이표채로 구성
롯데건설 상반기 순이익 약 70% 급감
건설업 반등 기대하지만…위험 여전히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미매각됐던 롯데건설 회사채를 모두 사들였다. 금리 인하로 건설업종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데다가 고금리 투자처 막차를 타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다. 롯데건설도 회사채에 '월 지급식' 방식을 적용해 개인 투자자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단 평가를 받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70억원어치 롯데건설 회사채 미매각 물량이 최근 모두 판매됐다. 1년6개월물 금리 5.6%, 2년물은 5.8%로 발행됐다. 이 회사채는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 이표채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년6개월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을 비롯해 회사채 15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완판엔 실패했다. 1년6개월물에 570억원, 2년물에 200억원, 추가 청약 60억원 등을 더해 총 830억원어치 주문에 그쳤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다. 채권시장에서 A+부터 '비우량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자금조달 난이도가 이전 대비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비우량채는 우량채 대비 채무 상환 확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조달금리와 미매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시장에서는 개인들이 향후 롯데건설의 높은 실적 개선과 신용평가 상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건설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4% 늘어난 약 4조원이다. 영업이익은 0.5% 늘어난 1112억원이지만, 순이익은 69.4% 급감하면서 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차입의존도는 30.1%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비우량 회사채 매수에 앞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우량채는 기업의 영업 환경 변화 등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채와 달리 유통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만기 전에 제값을 받고 되파는 것도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판단을 맹신해 회사채 매수에 나서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태영건설은 'A-'였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하자 바로 'CCC'까지 강등된 바 있다.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는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증권가에선 건설 업종과 관련해 고금리 속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돼 신중하게 접근하란 분석이 나온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7월 부도 건설업체는 총 20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곳)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9년(36곳) 이후 가장 많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광주·경북·경남이 각 2곳, 서울·대구·울산·강원·전북·전남·제주 각 1곳 등이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당장 건설사들의 실적은 건자재 원가 부담에 부진할 것으로 추정돼 펀더멘탈 개선의 근거를 찾기가 힘들다"며 "PF 구조조정과 부실채권(NPL) 자산 등 투자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채권 투자 교과서 <2>
분석편, 롯데건설 회사채
670억어치 미매각 물량 담은 개인
금리 5.6~5.8% 사이…이표채로 구성
롯데건설 상반기 순이익 약 70% 급감
건설업 반등 기대하지만…위험 여전히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미매각됐던 롯데건설 회사채를 모두 사들였다. 금리 인하로 건설업종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데다가 고금리 투자처 막차를 타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다. 롯데건설도 회사채에 '월 지급식' 방식을 적용해 개인 투자자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단 평가를 받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70억원어치 롯데건설 회사채 미매각 물량이 최근 모두 판매됐다. 1년6개월물 금리 5.6%, 2년물은 5.8%로 발행됐다. 이 회사채는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 이표채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년6개월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을 비롯해 회사채 15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완판엔 실패했다. 1년6개월물에 570억원, 2년물에 200억원, 추가 청약 60억원 등을 더해 총 830억원어치 주문에 그쳤다.
모회사 도움 없이 홀로 나선 롯데건설…비우량채로 분류
당시 롯데건설은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도움 없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신용도가 더 나은 모회사가 보증을 서주면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그동안 롯데건설은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마다 롯데케미칼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롯데케미칼 사정도 점차 안 좋아지면서 계열사 지원이 어려워진 상황에 놓였다.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다. 채권시장에서 A+부터 '비우량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자금조달 난이도가 이전 대비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비우량채는 우량채 대비 채무 상환 확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조달금리와 미매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시장에서는 개인들이 향후 롯데건설의 높은 실적 개선과 신용평가 상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건설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4% 늘어난 약 4조원이다. 영업이익은 0.5% 늘어난 1112억원이지만, 순이익은 69.4% 급감하면서 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차입의존도는 30.1%로 나타났다.
결국 업황 개선인데…PF위기는 여전히 진행형
다만 아직까진 눈에 띄는 실적 개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원자재 가격 부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서 나아질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비우량 회사채 매수에 앞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우량채는 기업의 영업 환경 변화 등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채와 달리 유통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만기 전에 제값을 받고 되파는 것도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판단을 맹신해 회사채 매수에 나서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태영건설은 'A-'였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하자 바로 'CCC'까지 강등된 바 있다.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는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증권가에선 건설 업종과 관련해 고금리 속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돼 신중하게 접근하란 분석이 나온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7월 부도 건설업체는 총 20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곳)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9년(36곳) 이후 가장 많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광주·경북·경남이 각 2곳, 서울·대구·울산·강원·전북·전남·제주 각 1곳 등이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당장 건설사들의 실적은 건자재 원가 부담에 부진할 것으로 추정돼 펀더멘탈 개선의 근거를 찾기가 힘들다"며 "PF 구조조정과 부실채권(NPL) 자산 등 투자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