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김병언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김병언 기자
올 상반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직원들이 두둑한 급여를 받았다. 증시가 견조한 상승을 이어가고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며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증권사 중에선 1억원이 넘는 곳도 있었는데 반년 동안 남들 연봉 이상을 번 셈이다. 올 상반기 이들 회사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성과금 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늘었다. 메리츠증권이 1등 자리를 지켰고, 근속 연수는 KB증권이 가장 길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136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2.6%(약 297만원) 줄었으나 2020년 상반기 처음으로 1인당 반기 평균 급여가 1억원을 넘어선 뒤 5년 연속 1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인 중위소득이 지난해 1인 가구 207만원, 4인 가구 54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셈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에서 본사 영업을 담당하는 남성 직원들은 상반기에만 2억3891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본사 영업 여성 직원들도 1인 평균 급여가 1억3262만원에 달했다. 메리츠증권의 평균 근속연수는 7년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본사 영업 남성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4.6년으로 가장 짧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9134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리테일 영업 여성 직원이 1억3685만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으며 본사 영업 남성도 1억2043만원에 달했다. 평균 근속연수는 11.8년으로 집계됐다.

이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NH투자증권 9000만원 ▲키움증권 8886만원 ▲대신증권 8869만원 ▲신한투자증권 8700만원 ▲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8100만원 ▲삼성증권·하나증권 76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3위를 차지한 NH투자증권의 경우 본사영업부의 남성 직원이 1억3300만원을 받았으며, 평균 근속연수는 13.88년이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키움증권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여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동기보다 45%(약 2758만원) 늘어난 수치로 위탁매매 담당 남성 직원 평균이 1억8137만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다. 지난해 성과가 다소 부진했던 자기매매 부서의 남성 직원도 1억2459만원으로 급여가 높았다. 다만 평균 근속연수는 6년 5개월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짧았다.

주요 증권사 중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KB증권으로 15.8년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유안타증권은 상반기 보수로 44억3700만원을 받아 '샐러리맨 신화'가 나왔다. 이 회사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7400만원, 근속연수는 12.8년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이들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로 8535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6.1%(약 488만원) 증가했다. 대부분의 증권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늘어난 가운데 앞으로도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실적 개선세를 보여서다.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순이익은 3조686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3조4013억원)을 넘어섰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